[라이프] 복통, 음식 가려 먹으면 싹 낫는다? 이 질병 놔두면 암 될 수도

본문

만성 염증 발생했다면 약물치료 필수

복통·설사는 누구나 흔하게 겪는 소화기 증상이다. 대개 세균,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장관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하는데, 대부분 단기간에 사라진다. 만약 복통·설사·혈변 등 소화기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지는 악화·호전을 반복하면서 한 달 가까이 계속된다면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영양소의 소화·흡수를 담당하는 소화기관인 식도·대장·소장·항문의 내부 점막에 염증이 끊임없이 생겨나 복통·설사·혈변이 일상화한 상태다. 염증이 반복되면서 장 점막 세포가 변해 대장암으로 악화할 확률이 커진다. 적극적·지속적인 치료가 중요한 염증성 장 질환에 대해 알아봤다.
권선미 기자 xxxxxxxxxxxxxxxxxxxxxxxxx

17216581867595.jpg

Check1. 식습관 개선으로 염증성 장 질환을 고칠 수 있다

(X) 염증성 장 질환에 좋거나 나쁜 음식은 없다. 물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균형 잡힌 식습관으로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이미 염증성 장 질환으로 소화기관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했다면 전문의 처방에 따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경희의료원 소화기내과 김효종 교수는 “크론병·궤양성 대장염 같은 염증성 장 질환은 소화기관에 장내 미생물과 인체 면역 시스템의 이상 반응이 지속돼 원인 불명의 만성적 염증이 발생한 상태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물론 최근 10년 간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염증성 장 질환자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지만 임상적·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또 특정 음식을 기피하거나 과잉 섭취하면 영양 불균형으로 성장 장애를 유발하거나 오히려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Check 2. 염증성 장 질환은 유전 질환이다

(X) 염증성 장 질환은 전형적인 유전 질환이 아니다. 다만 부모가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을 경우 자녀가 동일한 질환을 가질 확률이 높은 것처럼 염증성 장 질환 역시 가족력이 있는 경우 보통 사람보다 발병 가능성이 다소 높아진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염증성 환자의 일차 친족에서 염증성 장 질환의 평생 위험은 0.54%로 부모에서 0.12%, 형제자매에서 0.79%, 자녀에서 1.43%로 유전 질환에 비해 크게 높지는 않다. 따라서 유전적 소인에 환경의 상호 작용, 면역 반응이 염증성 장 질환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본다.

Check3. 염증성 장 질환 때문에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O)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크론병·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은 장에 나타나는 만성 염증 외에도 다른 신체 부위에 동반 질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를 장이 아닌 다른 부위에 생기는 증상이라고 해서 장외(腸外) 증상이라고 부른다. 염증성 장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25~40%는 관절·피부·눈에 증상이 나타난다. 관절에 나타나는 장외 증상으로는 말초관절염, 축성 척추관절염, 강직척추염이 있다. 피부에는 결절성 홍반, 괴저성 농피증이, 눈에는 포도막염, 공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장외 증상은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이 진단되기 전에 발생할 수 있고 치료 과정에서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소화기내과 전문의의 판단으로 주기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도움된다. 또 염증성 장 질환이 심해지면서 악화하는 장외 증상은 염증성 장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Check 4. 염증성 장 질환은 점막 치유 여부가 중요하다

(O) 염증성 장 질환에 의해 장 점막 손상이 심해지고 이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하면 대장암,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커지고 류머티즘 관절염, 건선 등 다른 면역 질환 위험 역시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있다. 최근엔 내시경 검사에서 장 점막에 염증·궤양이 발견되지 않는 상태인 점막 치유를 강조한다. 기존의 복통·설사 등 증상을 완화하는 임상적 관해보다 치료 목표가 높아진 것이다. 특히 점막 치유 상태를 오래 유지할수록 염증성 장 질환으로 인한 장 협착·천공·폐색 등 합병증 발생으로 인한 입원·수술 위험이 낮아진다. 김 교수는 “먹는 약인 JAK 억제제는 염증을 유발하는 특정 원인 물질의 신호 전달 경로를 차단하는 기전으로 점막 치유에 효과적이다”며 “염증성 장 질환 환자는 진단 후 2~10년이 지나면 50% 이상의 환자가 장에 상당한 손상을 입게 되는데, 조기에 효과적인 약제로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장 손상에 의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Check 5. 증상이 사라지면 치료를 중단해도 된다

(X) 염증성 장 질환은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만성 질환이다. 평생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물론 장기간 계속되는 치료를 꾸준히 지속하는 것은 쉽지 않다. 간혹 증상이 심할 때만 약물을 투약하고 증상이 나아지면 자의적으로 약물을 중단하거나 진료를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 김 교수는 “증상이 나아졌다고 장기간 치료를 소홀히 하다가 결국 장 출혈·폐색·천공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해 응급실을 찾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이렇게 합병증이 발생하면 광범위한 장 절제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기적으로 장 점막 상태를 살피는 추적·관찰이 필요한 이유다. 염증성 장 질환으로 복통·설사 등 임상적 증상이 거의 없더라도 장 점막에는 염증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또 여러 요인에 의한 자극으로 염증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지속적으로 병의원에 방문해 현재 상태를 점검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로그인후 본문의 연락처 및 추천기능 사용이 가능합니다

0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28,968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