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고령 프레임 끝, 세대 대결로…트럼프 우세하지만 장담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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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치 전문가들은 21일(현지시간) 공석이 된 민주당 대선후보는 현재로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승계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 경우 전현직 대통령의 리턴 매치였던 대선 구도가 성·세대·인종 대결 형태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중앙일보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직후 미국 정치 전문가 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다.

이들은 트럼프 대 해리스로 선거판이 재편될 경우 4년 내내 바이든의 고령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선거전략을 펼쳐왔던 공화당의 스텝이 꼬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81세인 바이든 대신 59세의 해리스 부통령이 등장할 경우 “고령 프레임에서 벗어난 새로운 선거판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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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기자

토머스 슈워츠 밴더빌트대 교수는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월등히 젊고 활기차 보인다”며 “또 아프리카·아시아계를 절반씩 배경으로 한 민주당 최초의 유색인종 여성 후보라는 점에서 출마 자체가 역사적인 일로 평가되면서 동정 여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로버트 슈멀 노터데임대 교수는 “백인 남성이 아닌 유색인종의 여성과 대결하게 된 트럼프는 ‘수위 조절’의 압박을 받을 수 있다”며 “막말에 가까운 트럼프의 공격이 지나칠 경우 유색인종과 여성의 반감을 증폭시킬 수 있어 공화당도 전략적 고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해리스의 강점으로 여성과 유색인종에 대한 흡인력을 꼽았다. 웬디 쉴러 브라운대 교수는 “흑인 여성 유권자의 선거 참여는 민주당이 승리하느냐를 결정할 핵심 요소 중 하나”라며 “특히 해리스가 민주당 핵심 의제인 여성과 낙태 문제를 주도해 왔다는 점에서 여성 유권자들을 끌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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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슈밋 아이오와주립대 교수도 “해리스는 트럼프와 공화당이 여성에 대한 폭력과 공격을 선동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며 “또 유색인종 여성의 등장으로 인종 이슈가 매우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인도계 여성을 배우자로 두고 있는 JD 밴스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점과 맞물려 현재 국면에서 매우 흥미로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반격 포인트로는 국경 문제와 해리스의 급진성을 부각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슈멀 교수는 “트럼프는 해리스가 바이든 정부에 공조했고, 바이든보다 더 급진적이며, 핵심 공격 포인트인 멕시코와의 국경 문제를 맡아왔다는 점을 부각할 것”이라며 “바이든 정부에서 부통령을 맡은 점은 해리스에게 강점인 동시에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슈워츠 교수 역시 “트럼프는 해리스를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과 이민 정책을 주도한 인물로 몰아세울 것”이라며 “앞으로 대선 캠페인의 핵심 프레임은 여성과 인종을 내세운 해리스와 국경과 급진성을 공격하는 트럼프의 구도가 될 확률이 높다”고 예상했다.

11월 대선 결과에 대해 슈밋 교수는 판단을 보류하면서 “바이든 사퇴로 선거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며 “대선 판도가 예측하기 어려운 흥미로운 순간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전망했다. 슈멀 교수 역시 “트럼프가 우세한 것은 사실이나 지금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는 미지의 영역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슈워츠 교수는 “트럼프의 즉흥성과 변덕스러움 등을 감안할 때 결과적으로 해리스가 이길 실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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