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히틀러에 대한 견해는?"…방통위원장 후보자에 사상 검증 나선 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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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연합뉴스

“히틀러와 괴벨스에 대한 견해는?”

“일본 자위대에 대한 입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24·25일 인사청문회를 앞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게 보낸 질의서 중 일부다.
이 후보자가 받은 과방위 소속 의원들의 서면 질의는 총 1086개. 이 중에는 방송 현안과는 무관한 외교 및 정치 성향에 대한 질문이 약 100개에 달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이 후보자에게 히틀러와 괴벨스에 대한 견해를 요구했던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 밖에도 “미-중 패권경쟁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는 어떻냐”,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주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대한 견해는 무엇이냐” 등의 질의를 쏟아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방통위원장 후보자로서 답변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야당 측에서는 이 후보자가 지난 4월 페이스북을 통해 “일본은 현재 한국과 자유주의 동맹국”이라고 언급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이에 대한 가치관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내에서도 ‘과도한 사상검증’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방통위원장 임명 외에도 MBC 및 KBS 이사진 개편 등 공영방송 관련 현안이 켜켜이 쌓여있는데, 이런 질문을 내는 것은 언론 정상화를 외치는 민주당의 입장만 퇴색시키는 색깔론 공격으로 비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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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후보자에 대한 서면질의서 일부. 국회 의원실 제공

앞서 민주당 측은 20일 최 위원장이 “이진숙 후보자가 지난 44년 동안 헌혈을 한 번도 안 했다”며 “현재 조회가 가능한 2020년부터 최근까지 적십자회비도 단 한 번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한 개인의 인격을 살인하기 위해 대한민국 청문회가 존재하냐”며 “능력·자질과는 아무 관련도 없는 신변잡기를 총동원한 인신공격도 모자라 황당한 문제 제기까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도 “시대착오적인 사상검증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 연구소 교수는 통화에서 “업무관련성이 없는 내용까지 끌어들여 ‘견강부회’식으로 오로지 후보 낙마를 위해 질의를 하고 있다”며 “방송 현안이 첨예한 만큼 예리하지 않은 질문은 역풍이 불어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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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뉴스1

이어 5인 합의제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의 ‘2인 체제’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2인 체제 안건 의결 시 탄핵 대상이 된다는 질문에는 “방통위 설치법상 가능하고 법률 위반사항이 아니다. 탄핵사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MBC 민영화 추진에 대해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의 변경 및 방식에 대해서는 국회 및 전문가 등의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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