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장 후보 사퇴하지 않으면 징계"…'감투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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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 전북 지역 당선자 10명이 지난 4월 11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자축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왼쪽부터 이원택(군산·김제·부안을), 이성윤(전주을), 김윤덕(전주갑), 신영대(군산·김제·부안갑), 정동영(전주병), 한병도(익산을), 박희승(남원·장수·임실·순창), 윤준병(정읍·고창), 이춘석(익산갑), 안호영(완주·진안·무주) 의원. 뉴스1

"윤준병 의원이 의장단 선거 개입" "사실무근" 

전국 지방의회 곳곳에서 후반기 원 구성을 놓고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이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지방의회에선 중앙당이나 해당 지역 국회의원 입김이 의장단 선거를 좌우하는 이른바 '승자 독식'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전북 정읍시의회 등에 따르면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이복형 정읍시의원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읍시의회 의장단 선출을 앞두고 치른 민주당 당내 경선이 요식 행위에 그쳤다"며 "민주당 정읍·고창 지역위원장인 윤준병 국회의원이 의장단 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무기명 비밀 투표 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이 시의원 일부에게 각서까지 받아 의장을 강제로 선출하게 했다는 게 이 의원 주장이다.

이 의원은 지난 4·10 총선 때 정읍·고창 선거구에 출마한 같은 당 유성엽 전 의원 선거 운동을 도왔다는 이유로 윤 의원이 정치 보복을 했다고 의심한다. 이에 이 의원은 "직권남용 등 혐의로 윤 의원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의장단 선출은) 당헌·당규에 따라 민주적 절차를 거쳐 당내 경선을 치렀다"고 반박했다. 이와 별도로 민주당 정읍·고창지역위원회는 정읍시의회 의장단 선출 과정에서 자당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시의원에 대해 당론 위반을 이유로 해당 행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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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특별자치도의회는 지난달 26일 제411회 임시회를 열고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했다. 왼쪽부터 제2부의장으로 당선된 김희수 도의원(전주 6), 의장으로 당선된 문승우 도의원(군산 4), 제1부의장으로 당선된 이명연 도의원(전주 10). 연합뉴스

남원시의회 의장 선거 2차례 부결→재선거

전체 의원 16명 모두 민주당 소속인 남원시의회에선 당내에서 의장 후보로 선출된 김영태 시의원이 본회의 1·2차 투표에서 과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이후 지난 3일 재선거에서 찬성 9표로 과반을 넘겨 후반기 의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재선거 과정에서 한명숙 시의원이 추가로 의장 후보로 등록했으나 당내 사퇴 압박에 선거 전날 후보직을 포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 의원은 지난 5일 개인 신상 발언을 통해 "자율권과 참여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의장 후보를) 사퇴하지 않으면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중앙당) 윤리위에서 직접 전달받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지역위원장인 박희승 국회의원이 의장 선출에 지나치게 관여해 반대표 결집에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도의원 40명 중 민주당 소속이 37명인 전북특별자치도의회는 일찌감치 당내 선거에서 승리한 문승우·이명연·김희수 의원이 지난달 26일 각각 후반기 의장과 제1부의장·제2부의장에 선출됐다. 도의회에서 유일한 국민의힘 소속인 이수진 의원(비례대표)이 "일당 독점 탈피"를 외치며 제2부의장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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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 40명(더불어민주당 37명) 중 유일한 국민의힘 소속인 이수진 의원(비례대표)이 지난달 24일 전북자치도의회에서 후반기 제2 부의장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거대 정당 독점…지방의회 독립성 보장해야" 

원 구성을 둘러싼 '감투 싸움'은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 경남 거제시의회는 후반기 원 구성을 위해 지난 18일 임시회를 열었으나, 민주당·무소속 의원 8명이 불참하면서 '의결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국민의힘이 의장직을 고집하자 민주당이 등원 거부로 맞섰다. 거제시의회는 현재 국민의힘 7명, 민주당 7명, 무소속 2명으로 구성됐다.

국민의힘·무소속 의원이 5 대 5인 경남 의령군의회도 의장 선거가 파행으로 얼룩졌다. 지난 10일부터 후반기 의장 선출을 위해 8차례 임시회를 소집했으나, 국민의힘 의원 5명이 전반기 의장을 지낸 무소속 김규찬 의원 당선을 막기 위해 참석하지 않아 불발됐다. 국민의힘에선 김봉남·윤병열 의원이 의장 후보로 등록했다.

이창엽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두 거대 정당이 정치를 독점하다 보니 지방의회 원 구성도 짬짜미가 가능하고, 반대 목소리를 내는 정치인을 따돌려도 집권이나 원내 진출에 문제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선 때 지방의원이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 당선을 돕는 '정치 부대'가 되고 국회의원이 낙점한 인물이 지방의원이 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유권자와 당원이 정책과 후보를 결정하는 정당의 민주적 운영과 지방의회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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