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하반기 수련 보이콧' 의대 교수에…정부·환자단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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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9월 수련을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시작된 22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 신입 전공의 모집 홍보물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일부 의대 교수들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보이콧'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정부는 "헌법적 가치에 반한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환자단체도 보이콧 철회를 촉구했다. 반면 대형병원 교수들은 재차 "전공의 모집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면서 갈등 양상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9월) 수련에 들어갈 전공의 채용 인원 7645명을 확정해 22일부터 모집 일정에 들어갔다. 내년도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사직한 전공의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하반기 채용 규모를 예년보다 늘리고, '수련 특례' 등의 유화책도 제시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공의가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데다, 의대 교수들도 신규 전공의 모집과 수련을 거부하겠다고 나서면서 지원문이 좁아지는 모양새다. 먼저 가톨릭의대 교수 비대위가 보이콧을 시사한 데 이어, 연세대 의대 교수들도 22일 하반기 채용 전공의를 두고 "현 상황에선 우리의 자랑스러운 학풍을 함께할 제자와 동료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부는 강한 비판에 나섰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3일 열린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의료현장의 어려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실 의대 교수들이 환자의 불안과 불편을 외면하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권병기 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도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출신 학교나 병원으로 제자들을 차별하겠다는 성명은 교육자로서 온당한 태도가 아니며, 헌법적·인권적 가치에도 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교수는 환자의 불안을 외면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환자단체인 한국중증질환연합회도 이날 논평을 내고 전공의 모집 보이콧 철회를 촉구했다. 연합회는 "의료공백으로 중증·희귀질환으로 진단받는 것은 죽음과 공포 그 자체가 됐다"면서 "환자의 고통과 생명을 포기하고 국민의 치료권을 방해하는 행동은 자랑스러운 학풍이 아니라, 몰염치하고 반인륜적 학풍"이라며 의대 교수들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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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 수련을 시작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시작되는 22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전공의 모집을 수용할 수 없다는 교수들의 선언은 이어졌다. 서울 내 대형병원 6곳을 수련병원으로 둔 가톨릭대·고려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울산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공동 입장문을 내고 "전공의 교육 주체인 진료과 교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복지부의 지도에 따라 진행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공의들의 온전한 복귀 없이 일부 충원에 의존하는 미봉책으로는 양질의 전문의 배출이 어렵다"며 "지방 사직 전공의가 수도권 병원으로 옮길 경우 가뜩이나 열악한 지역 필수의료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들도 개별 입장문을 통해 "본과의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전공의 요구를 의식해 복지부 장관 직속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에 전공의 위원을 확대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권병기 지원관은 "전공의 위원을 확대하기 위해 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전문가 위원을 3명에서 5명으로 늘리는 내용으로 '전공의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있다"며 "이르면 11월부터 전공의 위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수평위는 전공의 관련 정책을 심의하기 위한 기구다. 현재 13명의 위원 중 복지부 위원 1명, 전공의 위원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의대 교수나 병원장 등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은 22일 소셜 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2016년부터 지금까지 대전협이 문제를 제기했으나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는 다음 달 중에 '1차 의료개혁 실행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규홍 장관은 "8월 말까지 주요 개혁과제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법령 개정안, 재정투자 계획과 함께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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