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해리스 러닝메이트?…선거전략 따라 수성·공성형, 검사, ‘파격’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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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공식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로 누구를 지명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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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2024년 대선 불출마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챔피언팀에게 연설을 하며 웃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CNN은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조시 샤피로 펜실베니아 주지사, 마크 켈리 애리조나 상원의원 등이 부통령 후보 발탁을 위한 재정과 신상 정보 제출을 요구받았다고 보도했다. 부통령 지명이 임박했다는 의미다.

민주당 안팎에선 해리스 부통령이 흑인과 인도계 부모를 둔 59세인 상대적으로 젊은 여성 후보라는 점에서 러닝메이트로 어떤 사람을 낙점하느냐에 따라 해리스 측이 구상하는 향후 선거 전략의 방향이 상당 부분 드러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수성형 전략…러스트벨트 적임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를 선언한 직후 21·22일 실시된 모닝컨설트의 여론조사에서 해리스는 45%의 지지를 받아, 47%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 안으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아직은 트럼프와의 대결에서 열세란 평가가 우세하다.

때문에 해리스도 당선을 위해선 접전지인 경합주(Swing State)에서 승부를 내야한다. 민주당이 공들여온 경합주는 ‘블루월(Blue wall)’로 불리며 과거 민주당의 강세 지역이었다가 경합주로 변모한 미시간·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 등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다. 트럼프는 이미 위스콘신 인근 아이오와의 ‘흙수저’ 출신 JD밴스를 부통령으로 지명하며 블루월을 공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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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가 지난 7월 1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리딩 터미널 마켓을 방문해 언론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만약 해리스가 이들 경합주를 수성하는 데 집중한다면 대표적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인 조시 샤피로(51)가 러닝메이트로 낙점될 가능성이 있다. 샤피로 주지사는 2022년 선거에서 압도적 표차로 주지사에 당선된 민주당의 ‘젊은 샛별’이다. 주지사 당선 전엔 주 법무장관을 지내며 ‘2020년 대선을 도난당했다’는 트럼프에 맞서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위스콘신 인근 일리노이 주지사를 맡고 있는 JB 프리츠커(59)도 유사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백인 남성이자 호텔 체인 하얏트(Hyatt)를 소유한 부호인 프리츠커 주지사는 트럼프가 해리스의 ‘급진성’을 공격할 때 이를 방어하는 보완재적 역할도 가능하다. 그는 바이든 사퇴 직후 “미국에서 여성 대통령이 나올 때가 이미 지났다”며 해리스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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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제이디 밴스(R-OH) 상원의원과 함께 러닝메이트와 처음으로 유세를 벌이며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공성형 전략…레드 스테이트의 스타는?

반대로 해리스가 향후 선거 운동에서 공화당 우세 지역에 대한 역공을 구상한다면 러닝메이트로 마크 켈리(60·애리조나) 상원의원이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총기 규제를 주도하다 2011년 총격범의 총에 맞았던 개비 기포즈 전 하원의원의 남편이다. 총기 소유를 완화하려는 트럼프 본인이 총격범의 총에 맞은 상황에서 총기 문제와 관련한 반격 카드가 될 수 있다. 동시에 켈리 의원은 국경정책에 대해 민주당보다는 공화당 정책에 가까운 주장을 펼쳐왔기 때문에 국경 문제에 대한 트럼프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위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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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켈리 상원의원(애리조나주)이 워싱턴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환경-공공사업위원회 청문회에서 문서를 읽고 있다. AP=연합뉴스

앤디 베셰어(46) 켄터키주지사도 공화당 우세 지역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그는 2020년 트럼프가 바이든을 26%포인트 차로 이긴 공화당의 텃밭 켄터키에서 5%포인트 차 승리를 거두며 당선됐다. 베셰어 주지사도 해리스처럼 주 법무장관을 지낸 검찰 출신이다.

‘검사 대 범죄인’ 전략…검사 ‘투톱’ 체제?

해리스 측이 트럼프와의 대결을 '검사 대 범죄인'의 구도로 이끌어 가는 게 핵심 전략을 삼을 수도 있다. 실제로 해리스는 22일(현지시간) 사실상의 대선 후보 자격으로 가진 첫 공개 일정에서 “나는 트럼프 같은 타입을 잘 알고 있다”며 “선거 기간 동안 자랑스럽게 내 경력을 그의 경력에 맞서 부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을 지낸 검사인 그가 유죄 평결을 받은 트럼프의 사법리스크를 집중 공략할 것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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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의 채비스 커뮤니티 센터에서 열린 캠페인 행사에서 무대에 올라 연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검사 대 범죄인' 전략을 추진할 경우엔 로이 쿠퍼(67)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해리스와 함께 '투톱' 역할을 할 확률도 있다. 그는 주지사가 되기 전 16년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검찰총장을 지냈다. 이때 캘리포니아 검찰총장이던 해리스와도 인연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재선에 성공한 쿠퍼는 이번 선거에서 3선 도전을 할 수 없다. 때문에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통령 후보로 나서기에 부담이 적다. 물론 쿠퍼 외에도 부통령 후보군인 조시 샤피로, 앤디 베셰어 등도 주 검찰총장 출신으로 '검사 대 범죄인' 전략에 부합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파격적 라인업…여성 투톱ㆍ흑인 투톱?

일각에선 여성인 그레첸 휘트머(52) 미시간 주지사의 발탁 가능성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그는 러스트벨트에 속하는 미시간 출신이다. 만약 해리스가 그를 러닝메이트로 택할 경우 정·부통령 후보가 모두 여성이 되는 전례 없는 파격적인 조합이 구성된다. 아울러 민주당의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돼 온 웨스 무어(45) 메릴랜드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발탁한다면 최초로 정·부통령 모두 흑인으로 구성되는 첫 사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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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8월 12일 카멀라 해리스를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이후 처음으로 공동 출연한 캠페인 행사에서 해리스의 연설을 듣고 있다. 바이든은 지난 21일 대통령 후보직에서 물러났고, 해리스는 사실상 민주당의 새 대선 후보 자격을 확정지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밖에 일각에선 미국 역사상 첫 공개 동성애자 장관인 피트 부티지그(42) 교통부 장관, 개빈 뉴섬(57)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부통령 발탁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다만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뉴섬의 경우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가 같은 지역 출신일 수 없다는 헌법 12조 조항에 따라 주소를 옮기지 않고는 부통령 발탁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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