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빨간색은 안된다?…울산 월드컵경기장 의자 색 변경, 정치색 논란에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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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 관람 의자 교체 사업이 정치색 논란에 휩싸이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사진에 표시된 화살표 있는 부분이 의자 교체 대상인 경기장 3층이다. 김윤호 기자

울산시 문수월드컵경기장 관중석 색깔 변경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시가 파란색·녹색 의자를 빨간색으로 교체하려 하자 일부 축구팬 등이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울산시는 의자 교체를 재검토하고 있다. 울산시 소유인 문수월드컵경기장은 K리그 울산HD의 홈구장이다.

5000여명 반대 서명서 울산시에 전달

24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20억원을 들여 올해 말까지 문수월드컵경기장 3층의 1만6000여석 의자를 빨간색으로 바꾸기로 했다. 문수월드컵경기장 1층과 2층 관람 의자는 파란색, 3층은 파란색·녹색, 엷은 빨간색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파란색만 있으면 차가워 보인다'는 느낌이 있어 색 변화를 주려는 것"라며 "의자가 낡은 점도 교체 이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울산HD 팬은 빨간색 교체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빨간색은 자치단체장 소속 정당, 즉 여당인 국민의힘 상징색을 떠올린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당의 아이덴티티를 입히지 말아 주세요' 같은 반대글을 시청 게시판에 올렸다. 담당 부서에 항의 전화도 했다. 팬들은 반대 서명운동을 했고, 결국 5000여명에게 반대 서명을 받아 최근 울산시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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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 관람 의자 교체 사업이 정치색 논란에 휩싸이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사진에 표시된 화살표 있는 부분이 의자 교체 대상인 경기장 3층이다. 김윤호 기자

"디자인적 측면. 노후 의자 교체로 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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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HD 축구팬들이 울산시에 최근 제출한 문수월드컵경기장 빨간색 의자 교체 사업 반대 서명서. 사진 울산시

이에 대해 울산시는 "관람 의자 교체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이는 낡은 관람 의자를 교체하는 것이고 빨간색은 디지인측면을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울산시는 "현재 일부 3층 관람 의자에 이미 빨간색이 포함돼 있다고도 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반대 의견이 있어서 노후한 관람 의자를 새 의자로 바꾸는 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의자 색 변경 사업을 검토 중이다"고 덧붙였다.

축구판의 정치색 논란은 지난 3월 총선을 앞두고도 있었다. K리그2 충남아산FC가 개막전에서 구단 상징색(파란색·노란색)이 아닌 빨간색 서드(third uniform) 유니폼을 입으면서다. 축구 경기에서 서드 유니폼은 홈팀과 원정팀의 유니폼 색이 비슷할 때 착용하는 대안이라고 한다. 당시 홈 개막전에 서드 유니폼을 입는 건 흔한 모습이 아니어서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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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개막전에 붉은 유니폼 입은 충남아산 선수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일부 팬은 김태흠 충청남도 도지사와 박경귀 아산시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점을 들어 반발했다. 경기장에 ‘축구는 정치 도구가 아니다’라는 문구의 걸개도 걸렸다. 이에 김태흠 충남지사는 "경기 당일 명예 구단주로서 초청을 받아 받은 유니폼을 입고 시축과 축사를 한 것이지 의도적으로 빨간 유니폼을 맞춰 입었다는 지적은 맞지 않는다"며 "명예 구단주는 말 그대로 '명예'일 뿐이지, 구단 운영이나 인사에 일절 개입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구단이 매끄럽지 못하게 운영한 부분이 있었더라도 정치 쟁점화하고, 도지사를 끌어들이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정치하면서 꼼수를 피면서 정치하지 않았다. 본인들 그릇 잣대로 김태흠을 비판하고 매도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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