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128년 올림픽 사상 가장 신선한 기획이 파리에서 펼쳐진다...센강서 30만명 지켜보는 개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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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강 개회식 상상도. 사진 파리올림픽 홈페이지

23일 프랑스 파리 콩코르드 광장 인근 작은 레오폴드 세다르 셍고르 다리. 사람만 지나다닐 수 있는 이 다리엔 수십 명의 관광객이 몰렸다. 파리올림픽 준비로 대부분 다리가 경찰에 통제된 가운데 이곳이 센 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관광객들은 바로 아래 흐르는 센강의 물살과 강변에 설치된 관중석을 번갈아 바라보며 "물 위로 선수들이 입장하다니, 역사에 남을 명장면이 탄생하겠다"라고 감탄했다.

한국시간으로 27일에 막을 올리는 2024 파리올림픽은 역대 올림픽 사상 최초로 경기장이 아닌 곳에서 개회식이 벌어진다. 바로 강이다. 각국 선수들은 배를 타고 파리의 상징인 센강 위를 배를 타고 유유히 지나가는 '선상 행진' 방식으로 기존 '스타디움 입장'을 대신한다. 각국 선수단이 수백여척의 배에 나눠 타고 센강을 가로지르는 장관이 펼쳐진다. AP는 이를 두고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1896년 이후 128년이 지나 33회째 올림픽을 맞았지만, 여전히 신선하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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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에서 센강을 바라보는 관광객. 파리=김성룡 기자

선수단은 수상으로 파리의 식물원 근처 오스테를리츠 다리를 출발해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광장까지 6㎞ 구간을 이동한다. 이 구간에는 강의 양옆으로 노트르담 대성당과 파리 시청 건물,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콩코르드 광장, 그랑 팔레 등 프랑스의 명소들을 두루 지나 에펠탑 인근에 도착하는 코스다.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2013년에 나온 일본 영화 '새 구두를 사야 해'에서 여자 주인공은 센강 유람선을 타고 가다가 남자 주인공에게 "연인이 다리 아래를 지나가며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고 말한다. 개회식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다리 아래를 지나가며 저마다 '금빛 소원'을 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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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강변에서 휴식하는 파리 시민들. 연합뉴스

스타디움이 아닌 개방된 장소에서 벌어지는 개회식이라서 관중 수도 역대 올림픽 중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장 규모는 최대 10만 명을 넘기기 어렵지만, 센강을 따라 6㎞ 구간에서 진행되는 파리올림픽 개회식 선수단 입장은 30만 명이 넘는 인원이 직접 관람할 수 있다. 이 가운데 10만 명은 강변에 설치된 관중석 등에서 유료로 개회식을 지켜보는 인원이다. 나머지 22만 명은 강변 주위에서 자유롭게 선수단 입장을 지켜볼 수 있다. 대형 스크린이 강변 곳곳에 설치돼 현장에 있는 관객들에게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는 멋진 광경을 전달하고, 배 안에도 카메라가 설치돼 선수들의 표정과 반응 등을 생생히 중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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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강변에 설치된 관중석. AP=연합뉴스

프랑스는 개회식 준비를 위해 지난 18일부터 센강 구간 주변에 철제 펜스를 설치하고 경찰 병력을 투입해 철저하게 통제했다. 인근 주민 또는 기업 등 관계자 등 일부에만 통행증을 발급해 이외 인원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개회식은 현지시간으로 26일 오후 7시 30분에 시작한다. 최근 파리의 일몰 시간은 오후 9시 30분 전후다. 선수단 입장이 끝날 때쯤이면 주변은 어두워져 야외 조명이 더욱 밝은 빛을 낼 수 있다. 축제 분위기도 정점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선수단 입장 순서는 1896년 제1회 근대 올림픽 개최국인 그리스가 가장 먼저 입장한다. 미국프로농구(NBA) 수퍼스타인 '그리스 괴물' 야니스 아데토쿤보(30·밀워키 벅스)를 기수로 나선다. 난민팀이 그 뒤를 잇는다. 이후로는 프랑스 알파벳 순서에 따라 나라별 입장이 이어지는데, 한국 선수단은 우상혁(28·육상)과 김서영(30·수영)이 기수를 맡아 전체 206개 참가국 중 비교적 앞 순서에 입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Corée)의 프랑스어 표기가 알파벳 'C'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개최국 프랑스는 맨 마지막에 입장하며 대미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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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식을 앞두고 파리 에펠탑 인근 센강 수면위로 개막식을 위한 조형물이 설치되고 있다. 뉴스1

세계적인 스타들도 개회식을 빛낼 예정이다. 미국의 '힙합 대부'로 통하는 래퍼 스눕독(53)이 개회식 전 마지막 구간의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선다. 마티유 하노탱 센 생드니 시장은 24일 "스눕독이 생드니 길에서 성화 봉송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센 생드니는 올림픽 스타디움과 올림픽 수영장인 아쿠아틱 센터가 있는 파리 북부의 도시다. 팝스타 셀린 디옹(56)과 레이디 가가(38)가 개회식에서 공연을 펼칠 것이라는 외신 예측도 쏟아지고 있다. 미국 NBC는 "레이디 가가와 셀린 디옹이 최근 프랑스 입국해 파리에 머무르고 있다. 둘 중 하나 혹은 둘 다 개회식 무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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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 봉송 주자로 나서는 스눕 독. AP=연합뉴스

이번 올림픽 개회식의 변수는 역시 날씨와 안전이다. 티에리 르불 개회식 디렉터는 이달 초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배의 속도가 시속 9㎞대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6㎞ 구간을 달리는데 약 40분 정도가 소요된다는 뜻이다. 약 120명의 각국 지도자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는 행사인 만큼 테러 등에 대한 보안 역시 매우 중요하다. 센강 주변과 파리 시내에 4만5000명의 경찰 병력이 투입되고, 파리 공항 등 반경 150㎞ 상공을 오후 7시부터 통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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