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티몬·위메프 지급불능 사태…카드 결제도 취소도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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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티몬·위메프의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입점업체를 넘어 소비자 피해로 확산되고 있다. 판매자들이 상품 인도를 거부하고, 티몬에서 구매취소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현재 티몬과 위메프에서는 신용카드로 상품을 구매하거나 이미 구매한 상품을 취소하는 것이 불가하다. 이들 플랫폼의 PG사(결제대행사)가 신용카드 신규 결제 승인과 기존 결제에 대한 취소를 모두 막았기 때문이다. 결제 취소가 되지 않을 경우 상품에 대한 환불 신청을 해야 하지만 시스템 과부하로 환불 계좌 입력 오류가 속출해 이마저도 쉽지 않다. 티몬·위메프의 월 이용자 수는 869만명, 월간 거래액은 1조가 넘는다.

입점업체 잇따른 철수

앞서 위메프 입점 판매자 500여명은 정산 예정일인 지난 7일 판매 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회사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 위메프측은 지난 17일 판매자 공지를 통해 연이율 10% 지연 이자 지급, 지연 금액의 10%포인트 지급 등의 보상안을 제시하고 이달 말까지 정산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위메프에 이어 티몬까지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하며 입점 업체들의 도미노 철수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교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은 전날 티몬과 위메프에서 판매하던 여행상품 노출을 일제히 중단했다. 대금 정산이 일주일 이상 지연되자 상품 판매를 중단한 것이다. 이중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오는 25일까지 밀린 대금을 달라는 내용 증명을 보낸 상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9일 티몬과 위메프에서 철수했고 TV·데이터 홈쇼핑 업체들도 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소비자 피해 커질까

입점 업체들중 일부는 이미 판매한 상품을 무단으로 취소처리하거나 고객에게 티몬, 위메프에서 구매 취소 후 환불 처리 받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요기요는 티몬에서 구매한 금액권을 등록한 고객을 대상으로 안내 없이 이를 삭제해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티몬, 위메프 고객센터 마비되며 환불 업무도 지연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을 통해 피해자 모임 구성하는 등 단체 행동을 고심하고 있다.

공격적 M&A, 독 됐나

큐텐은 G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가 싱가포르에 세운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큐텐은 2022년 9월 티몬 인수 이후 지난해 인터파크쇼핑과 위메프, 올들어 위시, AK몰을 잇따라 인수하며 규모를 키웠다. 티몬·위메프·인터파크쇼핑 인수에 6000억원, 위시에 2300억원, AK몰 5억원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큐텐은 한때 매물로 나온 11번가의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왔다.

문제는 인수 업체들이 모두 재무상태와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큐텐그룹 계열사의 파트너사는 약 6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는 현재 싱가포르에서 귀국해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티몬과 위메프에서 판매를 중단한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새로운 정산 시스템을 마련해 8월에 공개하겠다는 발언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이번에 밀린 정산이 이뤄진다 해도, 당분간 다시 입점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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