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캐즘에 영업이익 33% 급감한 테슬라...하반기도 고민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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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Tesla)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 감소했다. 전기차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가격 할인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게 주 원인이다.

할인 카드에 발목 잡힌 테슬라

테슬라는 현지시간 23일 올해 2분기 매출이 255억 달러(약 35조3558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3% 줄어든 16억500만 달러(약 2조2253억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6.3%로, 작년 동기(9.6%)보다 3.3%포인트 낮아졌다. 테슬라는 수익성 감소 원인으로 가격 인하와 판촉을 위한 금융 혜택 제공 등에 따른 차량 평균 단가 하락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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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코리아가 국내에 출시한 중형 전기 세단 '모델3 하이랜드'. 사진 테슬라코리아

부문별로 살펴보면 주력 사업인 자동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198억7800만 달러(약 27조5608억원)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4.8% 감소한 44만3956대를 인도했다. 자동차 외 사업 부문에선 큰 성장을 기록했다. 차세대 주요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에너지 발전 및 저장사업 매출은 30억14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증가했다. 서비스 및 기타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21% 증가한 26억800만 달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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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한편, 큰 관심을 모았던 로보택시 공개는 10월로 미루면서 실적 발표 이후 장외 거래에서 테슬라 주가는 8%가량 하락했다.

하반기 머스크 '입' 트럼프 '정책' 집중

주요 외신들은 테슬라의 하반기 실적 전망을 머스크의 연이은 정치적 발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경 관세 정책 예고에 달렸다고 보도했다.

CNBC는 “테슬라는 여전히 미국에서 전기차를 가장 많이 판매하는 회사이지만, 세단과 SUV의 노후화된 라인업과 머스크의 선동적이고 정치적인 발언의 영향으로 인해 점점 더 많은 경쟁사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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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左),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이 테슬라의 판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지만, 이미 수요 감소와 수익성 약화에 직면해 있는 자동차 제조업체에 추가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현지시간 23일 엑스(X·옛 트위터)에 공개된 보수성향 인터넷매체 데일리와이어의 인터뷰 영상에 따르면 머스크는 전날 심리학자 조던 B. 피터슨과의 대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칭찬하며 “우리는 트럼프를 존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맹추격하는 중국 비야디(BY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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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쑤성 쑤저우 인근 타이창 항구에서 BYD의 수출용 전기차가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AFP

테슬라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또 있다. 바로 중국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 비야디(BYD)의 맹추격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비야디는 올해 2분기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1% 증가한 42만6039대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판매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비야디가 올해 순수 전기차 판매량에서 테슬라를 앞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배터리 전기차 판매량이 1000만대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야디의 순수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해 테슬라를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역동적인 특성을 잘 보여준다”고 밝혔다.

전기차 시장 치열한 경쟁 예고

이 같은 흐름에 국내 완성차 업계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하반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와 중국 업체들 사이에서 더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미국·유럽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장벽 등을 높이자 중국 상하이에서 생산한 테슬라 차량을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서 가격을 내려 판매하고 있다. 중국 비야디는 유럽연합(EU)의 관세장벽을 피하기 위해 튀르키예 현지 공장을 설립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돌파하기 위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하반기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대차·기아의 경우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만큼 수출 국가별 주력 차종을 선정해 대응하는 것이 테슬라·비야디 등과 경쟁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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