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셸 오바마 눈치보나?…'해리스의 오랜 친구' 오바마의 침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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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선을 앞둔 10월 24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조 바이든-카멀라 해리스 후보 유세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 선언 이후 민주당 내 거물 정치인들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가 이어지고 있지만 유독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만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포기 직후 잠룡으로 분류됐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등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가 일제히 ‘해리스 지지’ 의사를 밝혔다. 다음날인 22일 '바이든의 대체 후보는 자유 경선으로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던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해리스 손을 들어줬다.

이어 23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해리스를 지지할 준비가 됐다”며 ‘해리스 후보 대세론’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아직 뚜렷한 입장 표명이 없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의 후보 사퇴 직후인 21일 성명을 내고 “미국 국민의 이익을 자신의 이익보다 우선시한 진정한 공직자”, “최고의 애국자” 등 바이든 예찬론을 폈지만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오바마의 이같은 '거리두기'에 해리스를 지지하지 않는다거나 또는 바이든 후보 하차 시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됐던 오바마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등의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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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왼쪽)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오른쪽) 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악수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이는 ‘의도된 침묵’이라는 해석이 미 정치권에서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해 데이비드 로건 정치 컨설턴트는 인디펜던트 인터뷰에서 “오바마가 해리스에 대한 즉각적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는 것은 민주당의 올바른 정치 프로세스를 지지하고 있다는 신호일 뿐”이라며 “당이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고 당 지도부가 당을 운영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 대선 후보를 공식 선출하는 전당대회 장소가 오바마의 정치적 지지 기반인 시카고라는 점도 오바마의 거리두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로건 컨설턴트는 “새로운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과정에서 경합이 벌어질 경우 원로 정치인인 오바마가 피스메이커 역할을 하며 통합을 이끌어낼 것”이라며 “그때 오바마가 해리스 후보 선출을 위해 힘쓸 거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인디펜던트는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를 인용해 “오바마는 막후에서 일을 조율했다는 비판을 받기보다 상황이 스스로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기를 원할 것 같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오바마는 타고난 신중함을 가진 정치인”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바마는 아직 해리스 지지 쪽에 서지 않았지만 민주당이 뛰어난 후보를 뽑을 수 있을 거라는 큰 확신을 갖고 있는 듯하다”고 짚었다.

해리스와 오바마는 흑인이라는 점 외에도 여러 공통점을 갖고 있고, 친분도 남다르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둘 다 부모 이혼 뒤 모친 손에서 성장기를 보냈고 법학을 공부한 뒤 정치인의 길로 뛰어들었다. 성별ㆍ인종 등 유리천장을 뚫고 ‘최초의 여성ㆍ흑인ㆍ아시아계 캘리포니아 법무장관-부통령’(해리스), ‘최초의 흑인 대통령’(오바마) 등 ‘최초’의 길을 걸어온 이력도 비슷하다. 인디펜던트는 “해리스는 최초의 여성ㆍ흑인ㆍ아시아계 대통령에 올라 오랜 친구이자 좋은 친구인 오바마를 자랑스럽게 만들고 싶어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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