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韓 저출산 바닥 찍었나…출생아수, 9년 만에 두 달 연속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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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한없이 추락하던 월별 출생아 수가 최근 두 달 연속 반등하며 ‘저출생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5월 출생아 수는 1만9547명으로 1년 전보다 514명(2.7%) 증가했다. 지난 4월(2.8%)에 이어 두 달 연속 ‘플러스’다. 전년 동월 대비 출생아 수가 두 달 연속 증가한 건 2015년 10~11월 이후 약 8년6개월 만이다.

전년 동월 대비 월별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 2022년 8월까지 내리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2022년 9월 반짝 증가세(0.1%)로 전환됐지만, 이후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부터는 바닥을 찍고 반등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022년 8월부터 혼인↑…현재 출생아 증가에 영향

통계청은 5월 출생아 수가 증가한 원인으로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우선 기저효과다. 지난해 5월 출생아 수는 1만9033명으로 같은 달 기준 처음으로 2만명대를 하회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2022년 8월부터 1년여간 이어진 혼인 증가세도 영향을 미쳤다.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위축됐던 혼인 건수는 엔데믹이 본격화된 2022년 8월, 전년 동월 대비 6.8% 상승한 이후 이듬해 3월까지 적게는 0.6%, 많게는 21.5%까지 상승하며 내리 ‘플러스’를 기록했다. 결혼 후 첫째 아이 출산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평균 2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시 혼인 증가세의 여파가 이제 슬슬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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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이번 인구동향에서 나타난 긍정적 신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보였던 혼인 건수가 다시 큰 폭으로 상승한 점이다. 5월 혼인 건수는 1년 전보다 3712건(21.6%) 늘어난 2만923건으로 나타났다. 4월(24.6%)에 이어 20%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5월에 혼인 건수가 2만명대를 넘어선 건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기저효과가 나타난 부분이 있지만, 결혼 적령기로 분류되는 30대 초반 인구가 증가한 점과 정부의 신혼부부 지원 정책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합계출산율 반등 기대감…전문가 "1명대 이상 돼야 의미" 

올해 합계출산율이 당초 전망보다 올라갈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당초 통계청이 예상한 올해 합계출산율은 0.68명이다. 1분기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0.7명을 기록하면서 암울한 전망이 커졌지만 4·5월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출산율이 상승 추세라고 확언하기는 이르다”면서도 “하반기 지표가 전년도와 유사하거나 소폭 증가하면 0.7명대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통계청은 올해 합계출산율이 0.7명대로 올라서기 위해선 연간 출생아 수가 최소한 22만명대 중반을 기록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2명이었을 때 연간 출생아 수는 23만명이었다. 올해 1~5월 누적 출생아 수는 9만9069명으로 작년과 비교하면 2960명 적지만 오는 6~12월 출생아 수가 지난해(12만7942명)만큼만 나온다면 총 22만7011명으로 22만명대 중반을 넘어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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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전문가들은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이성용 한국인구학회장은 “출생아 수가 늘어난 건 팬데믹 때 미뤄진 결혼·출산이 재개되고 있는 점과 90년대생 인구 규모가 커진 영향”이라며 “출생률 반전 모멘텀이 형성됐다 보기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합계출산율이 반등한다 해도 0.7명대다. 적어도 1명대는 넘어가야 의미가 있다”라며 “이 정도의 출산율 반등을 위해선 결혼·혼인을 둘러싼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하는데 아직 요원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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