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글로벌 증시의 주인공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종목이었지만 최근엔 차익실현, 조정의 신호가 점점 세지고 있습니다. 이 시기를 대신할 종목, 변동성을 견딜 안정적인 대상에 관심이 몰리는 배경입니다.

대표적인 게 국내 배당주입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가치제고)’ 정책에 따라 주가를 움질일만한 이벤트들이 이어지기 때문이죠. 이미 ‘2024년 세법개정안’이 나왔습니다. 상속세 최고세율을 내리고, 최대주주 20% 할증도 없앴습니다. 배당을 하는 기업 입장에선 반길만한 내용입니다.

박경민 기자

증권가에선 세법개정을 기점으로 하반기 ‘밸류업 2차랠리’가 시작될 수 있다고 봅니다. 기업들은 7월 말부터 8월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하반기인 3분기부터는 대표적인 배당주들이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환원 계획을 담은 ‘밸류업 공시’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배당도 하고, 자사주 매입·소각도 하는 기업에 관심을 가져볼 만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종목을 골라야 할까요. 주가 대비 배당금 비율인 시가배당률이 높은 상장종목은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배당률만 높다고 좋은 배당주가 아닙니다. 주가가 떨어지면 배당을 받아도 결국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익을 계속 내면서 배당도 늘리는 기업의 주식이 ‘진짜 좋은 배당주’인 셈이죠.

이런 기업들은 그동안 좋은 수익률을 기록한 주요 고배당펀드들이 담은 종목들을 보면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일례로 베어링자산운용의 펀드엔 삼성전자·현대차2우B·KB금융 같은 종목들이 있습니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중요합니다. 기업이 자본을 이용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 알려주는 지표인데, 이익을 많이 내면 당연히 높아지겠지만 배당을 많이해도 이 수치가 올라갑니다. 이 밖에도 배당투자 고수들은 여러 가지 판단 기준에 따라 좋은 배당주를 고릅니다.

산업 분야로 보면 국내에서 대표적인 배당 업종은 금융·자동차·통신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전문가들은 현대차 우선주를 콕 집어 추천했습니다. 현대차 우선주의 흐름이 10년 전 삼성전자 우선주와 ‘닮은 꼴’이라는 게 주된 이유입니다. 삼성전자 우선주는 2013년 초에는 보통주의 55% 가격이었지만 2015년 말에는 88%까지 올랐고, 이 기간 보통주보다 60%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호실적에 배당금을 크게 늘린 데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실시한 덕분입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우선주는 배당금이 계속 늘고 있고, 지금까지 없었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예상되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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