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인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겸 부위원장. 연합뉴스

이상인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 겸 부위원장이 야당의 탄핵소추안 발의에 표결이 이뤄지기 전 자진 사퇴했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 직무대행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26일 밝혔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이 직무대행의 사임을 재가했다"며 "이는 적법성 논란이 있는 야당의 탄핵안 발의에 따른 것으로, 방통위가 불능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했다.

이어 "방송뿐만 아니라 IT·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방통위를 무력화시키려는 야당의 행태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국회가 시급한 민생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입법은 외면한 채 특검과 탄핵안 남발 등 정쟁에만 몰두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국회가 더 이상 미래로 가는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를 떠나면서 취재진에 "방통위가 정쟁의 큰 수렁에 빠져 있는 이런 암담한 상황에서 상임위원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떠나게 돼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방통위가 정상화돼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직무대행은 지난 25일 오후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다가 더불어민주당이 자신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자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하고 사임을 결정했다.

지난해 5월 4일 윤석열 대통령 지명으로 방통위원에 취임한 이 직무대행은 이동관·김홍일 전 위원장이 탄핵안 발의에 연이어 사퇴하면서 위원장 공석 때마다 직무대행을 수행해왔다. 이 직무대행마저 사임하면서 방통위는 일시적으로 상임위원이 정원 5명 중 1명도 없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 직무대행은 위원장이 아니라 상임위원의 지위였기 때문에 대통령이 후임을 바로 임명할 수 있다. 후임으로는 조성은 사무처장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 정해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