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최민희, 이진숙에 25일엔 “나이가?” 26일엔 “뇌 구조에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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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왼쪽은 최민희 과방위원장. 뉴스1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신경전이 사흘째 이어졌다.

두 사람의 충돌은 26일 오전 국회 과방위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언론노조와 관련한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답하면서 발생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어제(25일) 어떤 의원이 질문했는데, 왜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언론노조)이 MBC의 80~90%를 차지하는가. 이는 언론노조가 공정하고 정의롭기 때문이 아니라 힘에 의한 지배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언론사에서 선배가 지시하면 후배는 따르는 게 일상”이라며 “문제는 비 민노총 소속 노조원이 100명 안팎인데 이는 비 민노총이 공정하지 않거나 정의롭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민노총 언론노조가 지배계층, 상층부에 있으면서 후배를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최승호 전 대표이사 체제 MBC가 2012년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논문표절 의혹을 보도한 MBC 기자를 해고한 것에 대해선 “정치보복”이라고 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이 후보자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신상발언을 하겠다며 “어제 그렇게 물은 게 저(어떤 위원)이고, 살다 살다 저런 궤변은 처음 들어 본다”며 “역사가 차곡차곡 쌓여서 제1노조가 정통의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합원 89%가 되는 것”이라고 이 후보자를 비판했다. 이어 “사내에서 일어난 일에 정치 보복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후보자의 뇌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자가 “저의 뇌 구조는 문제가 없다. 저의 뇌 구조에 어떤 이상이 있는가”라며 “제 뇌 구조에 대해 말한 부분에 대해 사과를 원한다”고 항의했다.

최 위원장은 “왜요. 뇌 구조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는 게 사과할 일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리곤  “89%의 노조원을 악마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국회법에 따라 위원장의 허가를 득하지 않은 태도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한다”며 사과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이 후보자는 최 위원장을 향해 사과를 요구한다고 지속적으로 발언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답변 마이크가 안 꺼지나요”라며 이 후보자의 발언을 제지하려고 했다.

한편 최 위원장은 이날 청문회에 앞서 CBS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이 후보자의 뇌에 대해 발언했다.

그는 “이 후보자는 노회한 김행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같은 사람”이라며 “김행 후보자는 나름대로 솔직하게 자기 얘기도 하고 표현도 하는 스타일인데 이진숙 후보자는 말을 바꾸고 정말 능구렁이같이 이랬다저랬다 하고 거짓 답변을 하면서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얘기한다”고 했다.

또 “부적격 정도가 아니고 정말 이분은 일본 정부 대변인 같은 뇌 구조, 극우적 뇌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이 된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질문에 이 후보자가 처리수라고 말하는 것이 맞다고 말을 하더라. 그래서 제가 왜 당신은 일본 정부가 주장하는 처리수라는 표현을 쓰냐. 단어란 그 사람의 뇌 구조의 일단을 증명해 주는 건데,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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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위원장과 이 후보자가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위쪽부터 선서문을 전달한 후 인사를 하지 않고 자리로 돌아가는 이 후보자. 이 후보자를 돌려세우는 최 위원장, 이 후보자 귀에 대고 ″저와 싸우려 하시면 안 된다″고 말하는 최 위원장, 서로 인사하는 이 후보자와 최 위원장, 다른 인사청문회 후보자들과 달리 비스듬히 서서 악수하는 이 후보자의 모습. 연합뉴스

이 두 사람의 신경전은 청문회 첫날부터 있었다.

24일 증인 선서를 마친 이 후보자가 인사 없이 자리로 돌아가자 최 위원장은 “저기요, 제가 인사하려고 했는데 돌아서서 가시니깐 뻘쭘하지 않나”고 했다. 이어 이 후보자를 손짓으로 가까이 부른 뒤 귓속말로 “저와 싸우려 하시면 안 된다”고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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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노조 와해 공작을 도모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MBC 용역 계약서에 대한 이훈기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최 위원장과 이 후보자 간의 신경전은 이틀째에도 계속됐다.

25일 이훈기 민주당 의원이 이 후보자가 MBC 재직시절 프로그램 ‘트로이카’로 직원들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 후보자는 사찰이 아닌 인트라넷 해킹 사건이었다는 취지로 반박하며 준비해온 사진 두 장을 꺼냈다. 이 후보자는 사진을 들어보이며 “그때 MBC 인트라넷이 해킹당했던 자료”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가 취재진에게도 자료를 들어 보이며 설명을 이어가려 하자 최 위원장이 “그것 내려라. 지금 피켓 투쟁하냐”며 “자연인 이진숙이 아니라 공인 이진숙이 되려는 관문으로 청문회를 받는 것인데 그렇게 하면 점점 불리한 여론이 형성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가 처음이라 절차를 몰랐다는 취지로 엄호하자 최 위원장은 “인사청문회를 처음 받아서 그런 것이니 (후보자를) 가르치면서 하라고 하는데 이 후보자는 나이가 몇 살이냐”고 했다. 이 후보자는 “개인정보라서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답했다.

한편 25일 과방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야당 단독으로 24일과 이날에 이어 26일에도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내용의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변경의 건’을 의결했다.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3일 간 열리는 건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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