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친윤-친한 2라운드? 韓 임기 초 뇌관 떠오른 ‘정점식 거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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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무처 당직자 월례조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정하 의원(당 대표 비서실장), 성일종 사무총장, 한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 뉴스1

국민의힘 정점식 정책위의장의 연임 문제가 ‘한동훈 호(號)’ 인선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친윤(親尹)계인 정 의장이 연임할지, 아니면 새 인물로 교체될 지를 두고 친한(親韓)계와 비한(非韓)계 사이에서 미묘한 갈등 기류도 감지된다.

일단 한 대표 측은 기존 당직자가 일괄 사퇴한 것으로 간주하고 새 지도부 구성의 밑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28일 통화에서 “당헌·당규 25조에 따르면 새 대표에게 임면권(임명·해임 권한)이 있다”며 “새 대표 취임 뒤 기존 당직자는 일괄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간주하는 게 관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 당선에 담긴 당원과 국민의 목소리가 변화인 만큼 백지상태에서 인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1년 당시 이준석 대표는 취임 직후 기존 이종배 정책위의장을 김도읍 정책위의장으로 교체했고, 지난해 김기현 대표도 성일종 의장을 박대출 의장으로 바꿨다.

비한계 생각은 다르다. “당정 협력이 관건인 마당에 윤석열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운 정점식 의장을 교체할 명분이 뭐냐”(친윤계 중진)는 것이다. “당헌 68조에 정책위의장 임기를 1년으로 정해 놓은 만큼, 5월에 임명된 정 의장까지 사퇴했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도 있다. 정 의장도 최근 주변에 임기가 1년인 점을 언급했다.

미묘한 신경전의 불씨는 여당 지지층에도 옮겨붙었다. 일부 한 대표 지지층은 정 의장의 페이스북에 “왜 당심(黨心)을 무시하나”, “윤심(尹心)을 업고 버티는 것이냐” 등의 댓글을 올리며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추경호 원내대표의 페이스북에도 “정 의장의 유임을 고집하는 이유가 뭐냐”는 비판 댓글이 달렸다. 결국 정 의장은 이날 페이스북 계정을 비공개로 바꿨다. 비한계 한 중진 의원은 “팬덤의 ‘좌표 찍기’ 공세가 더불어민주당과 닮았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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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2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민생침해범죄 대응 강화 방안 모색을 위한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정치권은 이런 당내 충돌을 여권 내부 힘겨루기의 연장으로 본다. 정 의장의 거취에 따라 9명으로 구성된 여당 최고위원회의 친한계 과반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현재 최고위 멤버 중 추경호 원내대표, 김재원·김민전·인요한 최고위원 등 4인은 친윤계로 분류된다. 한 대표 입장에서는 친한계 정책위의장을 임명해야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과 곧 임명될 지명직 최고위원까지 더해 과반을 확보할 수 있다. 여권 관계자는 “만약 정 의장이 유임되면 친윤계 5명, 친한계 4명 구도로 향후 한 대표의 드라이브가 먹혀들지 않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렇다고 당정 협력의 최전방인 정책위의장에 대통령실과 거리감이 있는 친한계 인사를 임명하는 것도 한 대표에겐 부담일 수 있다. 특히, 정책위의장은 당 대표가 원내대표와 협의를 거쳐 추천한 뒤 의원 총회 추인(재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의원 과반 찬성)을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비한계의 집단 반발이 노골화할 수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한 대표가 만약 정책위의장 교체를 택하더라도 윤 대통령과의 관계나 정책 연속성 등을 고려할 것”이라며 “단순히 친한계 성향이 짙은 인사보다는, 계파색이 옅은 정책통 임명을 고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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