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갈등 뇌관 된 정점식…친한 “사퇴하라” 비한 “임기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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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정점식 정책위의장 연임 문제가 ‘한동훈 호(號)’ 인선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친한계와 비한계 사이엔 이를 두고 미묘한 갈등 기류도 감지된다.

한동훈 대표 측은 일단 기존 당직자가 일괄 사퇴한 것으로 간주하고 새 지도부 구성의 밑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28일 “한 대표 당선에 담긴 당원과 국민의 목소리가 변화인 만큼 백지상태에서 인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1년 이준석, 지난해 김기현 대표 취임 직후엔 각각 김도읍, 박대출 의장으로 정책위의장을 바꿨다.

비한계 생각은 다르다. “당정 협력이 관건인 마당에 윤석열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운 정 의장을 교체할 명분이 뭐냐”(친윤계 중진)는 것이다. “정책위의장 임기가 1년인 만큼, 지난 5월 임명된 정 의장이 사퇴한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도 있다. 정 의장도 최근 주변에 임기가 1년인 점을 언급했다.

미묘한 신경전의 불씨는 여당 지지층에도 옮겨붙었다. 일부 한 대표 지지층은 정 의장 페이스북에 “왜 당심을 무시하나” “윤심을 업고 버티는 것이냐” 등 사퇴 촉구 댓글을 달았다.

추경호 원내대표 페이스북에도 비슷한 비판 댓글이 올라갔다. 정 의장은 이날 페이스북 계정을 비공개로 바꿨다. 비한계 중진 의원은 “팬덤의 ‘좌표 찍기’ 공세가 더불어민주당과 닮았다”고 꼬집었다.

정치권에선 이를 여권 내부 힘겨루기의 연장으로 본다. 정 의장 거취에 따라 9명으로 구성되는 여당 최고위원회의 친한계 과반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현재 추 원내대표, 김재원·김민전·인요한 최고위원 등 4인은 친윤계로 분류된다.

한 대표 입장에서는 친한계 의장을 확보해야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과 곧 임명될 지명직 최고위원까지 더해 과반을 확보할 수 있다. 여권 관계자는 “만약 정 의장이 유임되면 친윤계 5명, 친한계 4명 구도로 향후 한 대표의 드라이브가 먹혀들지 않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정책위의장은 대표가 원내대표와 협의를 거쳐 추천한 뒤 의원총회 추인을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비한계의 반발이 노골화할 수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관계나 정책 연속성 등을 고려할 것”이라며 “단순히 친한계 성향이 짙은 인사보다는, 계파색이 옅은 정책통 임명을 고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무위, 내일 티메프 사태 현안질의=국회 정무위원회가 30일 티몬·위메프 대금 정산 지연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의를 한다. 한동훈 대표가 윤한홍 정무위원장에게 요청한 뒤 여야 간사 협의를 거쳐 결정된 것으로, 여권에선 “한 대표 취임 후 첫 공식 민생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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