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구영배 “큐텐 700억 조달할 것” 구체 계획 없이 말 한마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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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28일 티몬·위메프의 모회사인 서울 강남구 큐텐 앞에서 피해자들이 환불대책 촉구 우산 시위를 하고 있다.

28일 오후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큐텐 본사 건물 앞에 우산을 든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티몬·위메프에서 구매한 여행상품이 취소됐는데도, 환불받지 못한 소비자가 항의 집회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모기업인 큐텐이 직접 나와 사과하고 대책을 마련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이 장기화하며 모기업인 큐텐의 자금 동원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때 본사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현장 환불을 진행하던 티몬과 위메프는 자금 부족을 이유로 이를 중단했다.

문제는 큐텐 역시 재무 상태가 여의치 않아 수천억원으로 추산되는 티몬·위메프의 미정산 금액을 지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티몬·위메프의 파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구영배 큐텐 대표는 “자금과 수습책을 찾고 있다”며 두문불출하고 있다.

피해 소비자 수백 명이 몰려들며 북적였던 티몬과 위메프 본사는 이날 각종 안내문만 남긴 채 사실상 비어 있었다. 지난 25~26일 본사 방문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던 현장 환불 조치가 전날부로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환불 대신 홈페이지 공지와 개별 메시지를 통해 신용카드사에서 결제대금을 취소하라고 권하고 있다. 국내 9개 카드를 이용해 티몬·위메프에서 결제하고도 물품을 받지 못한 소비자는 카드사에서 직접 결제대금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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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 류화현 대표이사실에 류 대표를 규탄하는 내용의 문구가 적혀 있다. [뉴시스]

회사에 따르면 위메프는 약 2000명, 티몬은 약 260명에 대한 환불을 마쳤다. 신용카드사 외에도 네이버·카카오·토스페이 등 간편결제사와 결제대행사(PG)도 결제 취소에 나서기로 하면서 소비자는 피해 금액을 환불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판매자(셀러)가 받지 못한 정산 대금은 아직 해결이 요원하다. 금융당국이 파악한 티몬·위메프의 5월 미정산 금액은 약 1700억원 수준이다. 대규모 할인 행사로 판매가 늘었던 6~7월 미정산 금액을 합치면 판매자의 피해 규모는 수천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들 플랫폼이 당장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은 현금성 자산과 매출 채권 등을 포함해 350억원가량이어서 모기업과 외부의 지원이 없다면 해결이 불가능하다.

당국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티메프’의 모회사인 큐텐 그룹은 해외 계열사인 위시를 통해 5000만 달러(약 700억원)를 조달하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마저도 세부적인 방안에 대해선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두로만 5000만 달러를 조달하겠다고 했을 뿐, 금융당국에 구체적인 방식은 내놓지 않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말만 할 게 아니라 계획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으로선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태 수습에 책임이 있는 큐텐 그룹 구영배 대표가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티몬과 위메프가 기업회생절차나 파산을 선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 금융 채권과 상거래 채권이 모두 동결되기 때문에, 판매자들은 당분간 대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 회생 절차를 위한 채권단의 동의를 끌어내지 못할 경우 파산을 신청할 가능성도 있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티몬과 위메프가 파산을 신청한다면 피해자 보상은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기획재정부·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산업통상자원부 등은 29일 위메프·티몬 관련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판매자 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을 논의해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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