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생중계에 나온 김병지 강원FC 대표(왼쪽)와 양민혁. 사진 강원FC 유튜브 캡처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강원FC의 고교생 골잡이 양민혁(18)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가 토트넘홋스퍼 유니폼을 입는다. 이영표(은퇴), 손흥민에 이어 토트넘에 입단한 세 번째 한국인 선수로 이름을 올린다.

강원 구단은 28일 김병지 대표이사가 직접 출연한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토트넘과 양민혁 이적에 합의했다”면서 “비밀 유지 조항에 따라 계약 조건을 공개할 순 없지만, 이적료는 국내에서 유럽 무대에 직행한 한국인 선수 중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강원 구단의 발표와 동시에 토트넘도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양민혁 영입 사실을 알렸다.

이와 관련해 강원 관계자는 “양민혁이 고교생 신분으로 아직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등 병역 혜택을 기대할 수 있는 국제대회에 참가할 경우 토트넘 구단이 적극 협조한다는 내용도 계약서에 포함시켰다”고 귀띔했다.

양민혁의 소속팀 강원과 동시에 입단 사실을 알린 토트넘 소셜미디어 계정. 사진 토트넘 SNS 캡처.

양민혁은 고교를 졸업하는 내년 1월까지 강원에 임대 형식으로 머물며 뛴 이후에 영국으로 건너갈 예정이다. 이번 계약과 함께 양민혁은 지난 2005년 입단해 3년간 활약한 이영표, 2015년 입단 이후 팀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한 손흥민에 이어 토트넘에 입단한 세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범위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넓히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시작으로 이영표, 설기현(울버햄프턴), 이동국(미들즈브러), 김두현(웨스트브롬), 조원희(위건), 이청용(볼턴), 지동원(선덜랜드), 박주영(아스널), 기성용(스완지시티), 윤석영(퀸즈파크레인저스), 김보경(카디프시티), 손흥민, 황희찬, 정상빈(이상 울버햄프턴), 황의조(노팅엄 포리스트), 김지수(브렌트퍼드)에 이어 역대 18번째 프리미어리거로 기록됐다. 양민혁에 앞서 EPL 구단과 계약한 17명의 선수들 중 황의조와 정상빈은 입단 직후 타 팀으로 임대돼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김지수 또한 클럽 A팀의 부름을 받지 못해 출격 대기 중이다.

2006년생인 양민혁은 올 시즌 강원에서 준프로 신분으로 데뷔해 기대 이상의 공격력을 선보이며 올 시즌 K리그 무대에서 최고의 신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강원 구단의 역대 최연소 출전, 득점, 도움 등 공격 관련 각종 기록을 줄줄이 갈아치우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올 시즌 기록은 25경기 8골 4도움으로, 득점 공동 6위에 올라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김병지 대표와 함께 구단 유튜브 계정에 출연한 양민혁은 “오늘 토트넘의 메디컬 테스트를 마친 뒤 손흥민 선배를 만났다. 영어 공부 열심히 하고 나중에 만나자는 말씀을 해주셨다”면서 “지금껏 같은 반 친구들에게도 이적에 대해 일언반구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올 시즌에 강원을 K리그1 우승으로 이끌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최우수선수(MVP)나 영플레이어상을 받고 싶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양민혁은 올 시즌 K리그1 25경기에서 8골 4도움을 기록하며 '수퍼 루키'로 주목 받고 있다. 사진 강원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