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왜 이제 만났나" 조정석도 감탄…한선화 연기력 물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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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선화가 JTBC 드라마 ‘놀아주는 여자’의 키즈 유튜버 역(오른쪽)에 이어 31일 개봉하는 영화 ‘파일럿’에서 오빠(조정석)의 여장을 돕는 뷰티 유튜버 역할을 맡았다. ‘파일럿’에선 사랑스러움을 벗고 소탈한 코믹 연기에 나섰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JTBC]

“연기로 재미를 드릴 수만 있다면 망가짐 정도는 감내할 수 있죠.”

배우 한선화(33)가 제대로 물을 만났다. 31일 개봉하는 코미디 영화 ‘파일럿’에서 파일럿인 오빠(조정석)를 여자로 변신시키는 뷰티 유튜버 한정미가 되어 여름 극장가 흥행 대전에 뛰어든다.

드라마에서도 맹활약 중이다. 지난달 12일부터 방영중인 JTBC 수목 드라마 ‘놀아주는 여자’에선 전직 조폭 큰형님(엄태구)과 사랑에 빠진 키즈 유튜버 고은하 역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한선화가 로맨틱 코미디물에서 주연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선화는 출세작 ‘술꾼 도시 여자들’(이하 ‘술도녀’) 시즌1·2(티빙, 2021~23)의 4차원 요가 강사 역할 이후 친근하고 코믹한 이미지로 재조명됐다. 지난해 신동엽의 유튜브 ‘짠한 형’ 출연 영상은 7개월간 775만건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다.

2009년 걸그룹 시크릿으로 데뷔해 예능에서 밝은 캐릭터로 활약해온 그가 최근엔 ‘하이텐션’ ‘사회생활 만랩’ 등 수식어와 함께 제2의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그는 “제 솔직한 모습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KBS2, 2013)으로 연기 데뷔한 한선화는 2016년 시크릿을 탈퇴한 뒤 배우 활동에 전념했다. 2021년 독립영화 ‘영화의 거리’를 시작으로 ‘강릉’(2021), ‘창밖은 겨울’(2022), ‘교토에서 온 편지’(2023) 등으로 연기 보폭을 넓혀왔다. ‘파일럿’은 지난해 여름 개봉작 ‘달짝지근해:7510’을 잇는 그의 두 번째 코미디 영화다.

영화 ‘파일럿’에서 그와 호흡을 맞춘 조정석은 “왜 이제야 만났냐는 생각이 들 만큼, 텐션과 에너지가 좋았다”고 한선화를 칭찬했다. 정작 한선화는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하는 연기가 제일 어렵다”고 털어놨다.

“첫 촬영이 마트 장면이었는데 제가 봐도 너무 어색해서 조정석 선배님한테 도와 달라고 솔직하게 말씀드렸죠. 스스로 부족한 걸 느낄 때는 감독님, 동료 배우들한테 잘 물어보는 편이에요.”

타고난 끼를 발산하는 듯하지만, 그는 의외로 현장에서 알아주는 노력파다. ‘술도녀’ 때 상대역 김지석은 한 예능에서 그를 두고 “캐릭터를 맛깔나게 잘 살리는데 다 노력이다. 애드리브도 연습하고 준비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선화는 “그때 그때 떠오르는 것을 대본에 적고 그리기도 한다”면서 “비슷한 장면의 영화·드라마를 찾아보며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했다.

“2년 전 ‘파일럿’ 촬영할 땐 잘하고 싶은 욕심에 다 내려놓고 코믹 연기에 몰두했죠. 개봉 전 기술시사로 보니, 제가 봐도 웃기고 민망하더군요. 저 진짜 열심히 망가지지 않았나요?”

그는 ‘파일럿’ 첫 관람 후 휴대전화에 ‘코미디 장르에 충실했다. 적재적소에 내가 잘 쓰였다’는 감상평을 메모해뒀다고 한다.

“밝은 작품이 잇따라 들어온 건 이런 저를 보고 싶으니까 찾아주신 거 아닐까요? (밝은 연기를) 할 수 있을 때 마음껏 하고 다른 작품과 인물로 또 다시 평가 받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술도녀’ 이전 그는 드라마 ‘신의 선물-14일’(SBS, 2014)의 사기꾼, ‘자체발광 오피스’(MBC, 2017)의 막무가내 회사원, ‘학교 2017’(KBS2, 2017)의 거침없는 순경 등 다채로운 조·단역을 거치며 배우로서 차근차근 성장했다. 아이돌 출신이 흔히 겪는 연기 혹평을 비켜간 이유다.

‘술도녀’로 인기 상종가를 누릴 때 독립영화에 출연한 것도 스크린 연기에 대한 목마름을 채우기 위해 기회를 찾아 나선 결과였다.

지난 24일 다방면의 전문가를 만나는 유튜브 채널 ‘궁금한선화’를 시작한 한선화는 올 하반기 신인감독 발굴을 지원하는 단편영화 프로젝트에도 참여한다. 그를 주인공으로 한 시나리오를 공모, 여름 중 촬영을 완료해 다음달 말부터 국제지하철영화제 등에서 상영하는 ‘E-CUT 프로젝트’다. 그는 “기회가 왔을 때 최선을 다하면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온다고 믿는다”며 “‘작품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고 몰입했는가’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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