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29세 취준생 미진, 과한 설정? 요즘 청춘들의 현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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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은이 극중 시니어 인턴 면접에서 20대의 정신과 체력을 뽐내는 임순을 연기하고 있다. 연출자 이형민 PD는 “촬영장에서도 그의 유연함에 모두가 감탄했다”고 말했다. [사진 JTBC]

JTBC 주말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이하 ‘낮밤녀’)는 판타지와 로맨틱 코미디에 스릴러까지 혼합돼 있는 복합 장르 작품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낮에만 50대 공공기관 시니어 인턴 임순(이정은)의 외형을 갖게 된 29세 취업준비생 이미진(정은지)의 좌충우돌 이중 생활이 만화처럼 펼쳐진다. 미진과 검사 계지웅(최진혁)의 로맨스를 달콤하게 그려내던 드라마는 14회(28일 방송)에서 미진의 아버지(정석용)가 연쇄살인마에게 납치되며 스릴러로 급변한다.

시청률은 12회(21일 방송) 때 자체 최고인 9.4%(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고, 한국갤럽 7월 조사에선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 반응도 좋다. 넷플릭스 TV 비영어 시리즈 글로벌 톱10 차트에서 최고 3위에 랭크되는 등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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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민

지난 24일 서울 왕십리의 한 카페에서 연출자 이형민 PD를 만났다. 다음달 4일 16회 종영을 앞둔 그는 “폭넓은 시청자들이 좋아해준다는 게 가장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PD는 윤석호 PD와 공동 연출한 ‘겨울연가’(2002)를 비롯, ‘상두야, 학교 가자’(2003), ‘미안하다, 사랑한다’(2004), ‘힘쎈 여자 도봉순’(2017), ‘지금부터, 쇼타임!’(2022) 등을 연출했다.

이정은의 활약이 대단하다.
“좋은 배우인 건 알았지만, 이렇게 훌륭한 능력자인 줄은 몰랐다. 연극 연출을 포함한 무대 경험이 있어 몸 쓰는 게 유연했고 연출자의 의도대로 정확히 따라오더라. PC방 장면을 찍을 땐 ‘나, 3년 일해서 익숙해’라고 말해 깜짝 놀랐다. 극중 미진처럼 경험에서 얻은 능력들이 무궁무진했다.”
미진의 능력이 뛰어난데 29세까지 취업을 못했다는 설정이 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미진이 중국어·영어·엑셀·코딩 등 못하는 게 없는데도 취업을 못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현실이다. 이런 세상을 만든 인생 선배로서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런 청춘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주고자 ‘낮밤녀’를 연출한 면도 있다.”
이정은과 정은지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였나.
“처음엔 2인 1역이라고 해서 닮게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촬영을 거듭할수록 두 사람이 미진 캐릭터로 모아지면서 비슷해 보였다. 이정은은 귀여움과 친근함을 꺼냈고, 정은지는 생각이 많고 성숙한 모습을 보이더라. 캐스팅 덕을 톡톡히 봤다.”
웃긴 장면은 의도대로 잘 나왔다고 생각하나.
“다행히 수사관 역의 윤병희, 미진 엄마를 연기한 정영주 등 모두가 코미디를 잘 이해하고 표현했다. 갑자기 과하게 행동하면서 소리를 지르는 장면들도 많았다. 우리끼린 ‘오버(정도를 넘은 지나친 행동)에도 진정성이 있다’고 표현했다. 우리 배우들이 열심히 ‘오버’한 덕분이다.”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버전을 작업 중이라고 들었다.
“20년 전 드라마를 다시 보니 반항적인 록 음악 느낌을 받았다. 록은 언제나 젊고 세련된 것 아니겠나. 무혁(소지섭)과 은채(임수정)의 스타일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OTT에선 곁가지를 걷어내고, 호주에서 버려진 무혁이 복수를 꿈꾸다 은채를 만나는 서사 중심으로 만들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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