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개막식 '최후의 만찬', '종교 모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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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욕망의 신 디오니소스의 모습으로 분장한 프랑스 가수 필리프 카트린느가 파란 망사 옷을 입고 공연을 하고 있다. 뒤엔 '최후의 만찬' 패러디. 사진 유튜브

2024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개막식 당시 '종교 모독' 논란으로 뭇매를 맞은 '최후의 만찬' 패러디 영상을 삭제한 뒤 공식 사과했다. 최후의 만찬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 열두 제자와 함께 마지막 만찬을 먹는 모습을 그린 예술 작품이다.

지난 27일(현지시간) 개막식에선 드랙퀸(여장 남자)과 트랜스젠더 모델, 가수 등이 예수의 사도 역할을 맡아 긴 식탁 위에 둘러싸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했다. 식탁의 가운데 자리에는 예수 역할을 맡은 듯한 여성이 성인(聖人)에게만 비친다는 헤일로(후광) 왕관을 착용한 채 앉아있었다. 또 사도 역할을 맡은 듯한 일부 출연진들의 성기가 그대로 노출되기도 했다.

식탁 위 접시엔 식사가 아닌 전신 망사를 입은 채 그리스신 디오니소스로 분장한 프랑스 가수가 누워있었다. 그의 신곡 '누(Nu, 벌거벗은)'를 부른 것인데 가사엔 "완전히 알몸인데, 리볼버를 어디에 숨길까?",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 하지만 좋은 생각이 아닐 거야"라는 등의 선정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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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변에서 진행된 파리 올림픽 개막식 공연 중 일부로 일명 '드랙퀸'이라고 불리는 여장 남자들이 대거 무대에 올랐다. 사진 엑스

이 공연은 공개 직후 '종교 모독' 논란에 휩싸였다. 교회 지도자들 사이에선 "기독교를 조롱하는 장면이 담긴 개막식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프랑스 가톨릭 주교회), "심한 조롱"(미국 가톨릭 교회의 로버트 배런 주교), "기독교에 대한 조롱이 사회적으로 용인될 뿐만 아니라 더욱 환영받는 시대"(미국 침례교의 북미 청소년 사역자 셰인 프루이트 목사)라는 등의 비판이 나왔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개방적인 사람이지만, (이번 공연은) 개막식을 수치스럽게 만들었다. 정말 형편없는 공연"이라며 11월 대선에 성공해 백악관에 재입성할 경우 2028년 열리는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개막식에서 "'최후의 만찬'과 같은 무대는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엑스 등 온라인상에서도 "신성 모독이다", "신은 조롱 받을 수 없다", "비열하고, 모욕적이고, 추악하다"는 등의 목소리와 함께 올림픽 보이콧을 뜻하는 #BoycottOlympics 해시태그가 등장했다.

재정적인 손실도 면치 못했다. 미국 통신 회사인 C Spire가 해당 공연 이후 이번 올림픽에서 광고를 철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조직위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종교 단체에 대한 무례함을 보이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꼈다면 정말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올림픽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개막식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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