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부상 딛고 체급도 올렸는데...2번째 올림픽도 '빈손'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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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에서 오열하며 떠난 김지수. 파리=김성룡 기자

 "우여곡절 끝에 나가는 올림픽이잖아요. 꼭 금메달을 따고 싶어서 머리도 금발로 물들였어요."

2024 파리올림픽 출국을 앞두고 만난 재일동포 3세 유도 여자 국가대표 김지수(24·세계랭킹 16위·경북체육회)는 이렇게 각오를 밝혔다. 그의 간절한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지수는 3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63㎏급 패자부활전에서 세계 10위 루비애나 피오베사나(오스트리아)에게 삼각조르기로 한판패를 당했다. 그의 두 번째 올림픽 도전도 '빈손'으로 끝났다. 오열하며 매트를 벗어난 김지수는 펑펑 눈물을 흘리며 아무 말 없이 경기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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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는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금발로 물들였다. 뉴스1

김지수는 유도계 '부활의 아이콘'이다. 부상을 딛고 체급을 변경해 올림픽 무대를 다시 밟았기 때문이다. 김지수는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여자 57㎏급 16강) 직후 고질적 부상 부위였던 왼쪽 손목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조급한 마음으로 매트 복귀를 서두르다 2022년 6월 왼쪽 손목 인대 부상을 당해 재수술을 했다.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서지 못하면서 태극마크도 반납해야 했다. 이후 치료와 재활을 반복하느라 지난 2년간 공식전에 나서지 못한 김지수는 지쳤다. 은퇴를 고민하기도 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대신 체급을 57㎏급에서 63㎏급으로 한 단계 올렸다. 대회를 앞두고 감량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새 체급에 걸맞은 힘과 체력을 기르기 위해 지옥 훈련을 감내했다. 그는 국가대표가 아니라서 국제 대회엔 소속팀 경북체육회의 경비 지원을 받아 개인 자격으로 출전했다. 그 결과 2년 만의 부상 복귀전이었던 지난해 아스타나(카자흐스탄) 그랜드슬램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기쁨을 누렸다. 그는 이 대회를 포함해 약 1년 사이 8개 대회 출전해 금2 은1 동2를 따내며 한국의 취약 체급이었던 여자 63㎏급의 간판으로 떠올랐다. 기적처럼 올림픽 출전 티켓까지 따냈다. 하지만 올림픽 메달의 꿈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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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올림픽도 노메달로 끝난 김지수. 파리=김성룡 기자

일본 효고현 히메지시 출신인 김지수는 학창시절 일본에서 한국 국적으로 선수 생활을 했다. 김지수는 2016년 슈쿠가와고에 입학과 동시에 두각을 나타냈다. 1학년 때 3학년 선배를 제치고 학교 대표가 됐다. 같은 해 전국종합대회 48㎏급에서 우승했다. 3학년 때 출전한 고교 선수권에서 57㎏급으로 다시 정상에 섰다. 고교 졸업 후엔 경북체육회에 입단했다. 김지수의 부모는 모두 한국 국적이다. 그의 할아버지는 경북 상주 출신이고, 산소도 상주에 있다. 2020년 한국에서 57㎏급 국가대표 1진이 됐다. 재일동포 선수로는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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