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 개막식에 참여한 바바라 부치가 공유한 사진.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논란이 된 드래그퀸(여장남자) 장면에 나온 DJ 바버라 부치가 사이버 괴롭힘 등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고 영국 가디언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개막 공연에 참여한 바버라 부치의 변호인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부치가 개막 공연 이후 살해, 고문, 성폭행 위협을 받았으며 반유대주의자, 동성애 혐오자, 성차별주의자로부터 모욕의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 부치는 유명 DJ이자 성소수자 활동가로 활동 중이다.

이 변호인은 부치가 사이버 불링(온라인상 괴롭힘)과 명예훼손에 대한 정식 경찰 수사를 요구하는 여러 건의 고소장을 제출했다면서 국적에 상관없이 부치를 위협하려는 사람들에게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바버라 부치.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부치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별도의 성명에서 예술적인 선택을 포함해 모든 것에 자신이 책임을 진다면서 평생 희생자가 되길 거부해왔으며 입을 다물지도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치는 ‘축제’(Festivity)란 제목이 붙은 장면에 출연했다. 이 공연의 감독은 올림포스산에서 그리스 신들의 잔치를 상징한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면에는 디오니소스를 연기를 필리프 카트린느과 포세이돈과 아르테미스, 비너스 등 올림픽의 신과 여신을 대표하는 드래그퀸들도 나온다.

그러나 일부 기독교인들과 미국 보수주의자들을 포함한 비평가들이 이 장면을 예수가 그의 사도들과 가진 마지막 식사를 묘사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조롱하는 것으로 해석하면서 논란이 됐다. 일각에서는 프랑스가 가진 풍자적 전통을 강조하려는 의도였겠지만 종교적 감수성을 지나치게 무시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국내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도 지난 29일 논평에서 “이번 개회식 문화행사는 자신들과 다른 다수 종교와 이념을 공격함으로써 스스로 분쟁을 야기했다”며 “올림픽 정신을 무색하게 하는 연출을 통해 세계 24억 명에 달하는 기독교인들에게 큰 수치와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개막식에 다수의 여장 남자를 등장시킨 것이 동성애를 미화한 것”이라며 “조직위원회는 스스로 이념을 끌어들임으로써 올림픽의 미래를 어둡게 했다”고 덧붙였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29일 “만약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꼈다면, 당연히 유감스럽다”는 말로 사과했다. 그러나 “공동체의 ‘톨레랑스’(관용) 정신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어떤 종교계든 무시하려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며 “이 의도가 잘 드러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