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與사무총장 "임명직 당직자 전원 사퇴하라" 정점식 거취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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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범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31일 임명직 당직자 전원 사퇴를 요구했다. 정치권에서는 친윤계 정점식 정책위의장의 사퇴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 총장은 이날 당사에서 한동훈 대표와 면담 직후 취재진과 만나 “당 대표가 새로 왔으니 새로운 변화를 위해 당 대표가 임면권을 가진 당직자는 일괄 사퇴해달라”고 밝혔다. 한 대표와 상의를 거쳤냐는 질문엔 “논의했다”고 했다. 정책위의장을 포함한 새 당직 인선 시점에 대해서는 “일괄 사퇴서를 받은 뒤 정리돼야 한다. 시한을 두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 대표는 취재진에게 “사무총장이 말했으니까요”라고만 했다. 서 총장의 발표에 앞서 한 대표는 정점식 의장과 독대했다. 여권 관계자는 “고위 당정 일정 협의 및 티몬·위메프 사태 관련 보고가 표면적 이유였지만, 거취 문제도 오가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이날은 한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90분간 비공개 회동한 다음 날이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당직 개편은) 당 대표가 알아서 하시라”고 했고, 박정하 당 대표 비서실장도 “(윤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당의 일은 당 대표가 책임지고 잘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결국 정점식 의장과 독대한 뒤 임면직 일괄 사퇴 요구가 나왔다는 점, 전날 윤 대통령과의 회동에서도 당직 관련 얘기가 오갔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대표가 정점식 의장에게 “사퇴하라”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당에서는 정 의장의 거취를 두고 친한계와 비한계가 신경전을 벌여왔다. 비한계는 당헌 제68조에서 정책위의장의 임기를 1년으로 보장하는 점을 들어 “5월 임명된 정 의장을 교체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정책위의장은 당정 협력의 최전선에 선 자리인 만큼 대통령실과 소통이 원활한 정 의장이 유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새 정책위의장 임명시 의원 총회 추인을 거쳐야 하므로, 비한계 이탈표가 나올 수 있는 점도 한 대표 측의 불안 요소였다.
친한계는 “임기가 1년이니 안 나가겠다는 게 과연 정 의장 혼자의 생각인가”(박정훈 의원)라고 반발했다. 새 당 대표가 선출되면 사무총장·정책위의장·비서실장 등 주요 당직자를 교체하는 게 관례라는 점도 부각했다. 친한계 초선 의원은 “한동훈 호(號)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핵심인 정책위의장을 바꾸지 않고 어떻게 혁신이 가능하겠나”라고 반문했다.
한 대표가 일괄 사퇴 카드를 꺼내면서 논란의 초점은 정 의장의 ‘버티기’ 여부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한 대표 측에서는 강제 해임이 아닌 일괄 사퇴 요구라는 점을 들어 정 의장에게 자진 사퇴 판을 깔아주는 것이란 시각도 있다. 당 관계자는 “정 의장이 앞으로 당에서 할 역할이 많은 만큼 자진 사퇴 그림으로 가는 게 맞는다”고 했다.
이날 정 의장은 오후 5시쯤 자신의 거취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정 의장이 거취 관련 입장을 금명간 밝히지 않으면 정책위의장 인선도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정책위의장 인선이 주목받는 건 여당 최고위원회 역학관계를 가를 요직이라서다. 총 9명의 최고위 멤버 중 추경호 원내대표, 김재원·김민전·인요한 최고위원 등 4인은 친윤계다. 한 대표로서는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과 곧 임명될 지명직 최고위원에 더해 친한계 정책위의장을 임명해야 친한계 5명, 친윤계 4명 구도를 만들 수 있다.
여당 관계자는 “서 총장이 공개 요구한 만큼 조만간 답이 있지 않겠나”라며 “한 대표 당선 뒤 8일째인데 아직도 정책위의장 문제가 정리되지 않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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