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진숙 방통위원장, KBS-MBC 이사 교체 착수…野 “탄핵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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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31일 정부과천청사 내 방통위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이 취임 첫날인 31일 오후 방통위 전체회의를 열고 KBS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선임안 심의·의결 절차를 개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방통위가 명분도 절차도 없이 거수기로 전락했다”며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일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이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기 전 사퇴한 이후 29일 만에 KBS·MBC를 둘러싼 여야 간 전면전이 다시 시작됐다.

이날 방통위 전체회의는 오후 5시쯤 이 위원장과 김태규 상임위원의 ‘2인 체제’로 개의했다. 김 전 위원장의 사퇴 이후 ‘1인 체제’로 운영됐던 방통위는 지난 26일 이상인 부위원장마저 자진 사퇴하면서 방통위원이 한 명도 없는 상태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대전 MBC 사장 출신인 이 위원장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하고, 권익위 부위원장을 지낸 김 위원을 임명한 뒤에야 방통위는 ‘식물 위원회’를 벗어나게 됐다.

방통위는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김 위원을 부위원장에 호선하는 안건을 논의했고, 야권 성향으로 알려진 방문진 현직 이사들이 제출한 이 위원장 기피 신청안을 시작으로 차기 KBS 이사 11명 추천안과 차기 방문진 이사 9명 임명안 논의에 돌입했다. 현재 재직 중인 방문진 이사 9명의 임기는 8월 12일, KBS 이사 11명의 임기는 8월 31일에 만료된다.

야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위원장이 방송통신 분야 문외한인 김 상임위원과 둘이서 공영방송 이사를 뽑는 폭거를 진행 중”이라며 “방통위가 거수기로 전락한 모습을 목도하고 있다. 내일 민주당과 야 5당은 함께 이진숙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들은 “방통위 ‘2인 체제’의 원인 제공자는 민주당”이라며 “자신들이 만들어낸 ‘2인 체제’를 빌미로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을 연거푸 강행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야당 몫 방통위원 후보자 2인을 추천해 방통위 '5인 체제'를 복원하는 데 협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위원장 탄핵안이 제출되면 오는 1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시간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자신에 대한 탄핵안이 제출돼도 사퇴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한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위원장인 이상휘 의원은 “직무정지는 처음부터 예상한 것이고 자진 사퇴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할 일을 한 거고 걸릴 게 없지 않은가,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동관·김홍일 전 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언급하며 “정치적인 탄핵을 앞두고 방송과 통신 정책이 중단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두 분의 큰 희생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방통위에 부여된 책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영방송의 공공성·공정성 확보를 위한 이사회 구성을 조속히 완료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쯤 임명안 재가 직후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도 생략한 채 곧장 방통위 집무실로 출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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