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이준환, 부상마저 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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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환(오른쪽)이 31일(한국시간) 남자 유도 81㎏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마티아스 카스를 안뒤축후리기로 제압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메달을 따서 기쁘긴 한데 한편으로는 금메달을 놓쳐서 속상해요.”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유도 국가대표 이준환(22·세계랭킹 3위)은 아쉬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준환은 3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스르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유도 남자 81㎏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골든스코어(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마티아스 카스(27·1위·벨기에)에 안뒤축후리기 절반승을 따냈다.

이날 그는 8강에서 2022~24년 세계선수권 우승자 타토 그리갈라쉬빌리(25·2위·조지아)에게 연장전 끝에 져 패자부활전으로 밀렸다. 이준환은 그리갈라쉬빌리를 상대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패자부활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이어진 동메달 결정전에서 카스를 쓰러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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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어깨 인대를 다치고도 진통제를 맞고 출전해 동메달을 목에 건 이준환. 김성룡 기자

이준환은 “8강전 연장에서 그리갈라쉬빌리를 상대로 유리한 경기 운영을 하지 못했다. 체력적으로 서두르다 포인트를 내줬다”며 “실력은 한끗 차이인데 경험이 달랐다. 고교 때부터 금메달을 꿈꾸며 지옥 훈련을 이겨냈는데 올림픽을 준비하며 고생한 지난날이 떠올라 울컥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금메달이 목표였지만, 졌을 경우를 대비해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꾸준히 해왔던 게 도움이 됐다. 덕분에 패자부활전에서도 멘털이 무너지지 않고 버틴 끝에 동메달을 따냈다”고 덧붙였다.

이준환은 또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온전한 몸 상태가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이준환은 경기 내내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파견 나온 팀 닥터와 이야기를 나눴다. 취재 결과 이준환은 부상을 안고 싸운 것으로 밝혀졌다.

이준환은 “2주 전, 파리로 출국하기 직전 훈련 도중 양쪽 어깨 인대를 다쳤다. 이때부터 매일 진통제를 먹으면서 훈련했다. 부상 부위에 테이핑(압박 밴드)을 해야만 통증을 잊을 수 있었다”며 “그래도 부상이 핑계가 될 순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황희태 대표팀 감독은 “(이)준환이가 진통제 주사를 맞는 것까지 고려했다. 부상이 아니었다면 더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 그의 투혼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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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파리

이준환은 벌써 4년 뒤 열리는 LA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 대표팀 막내인 그는 4년 뒤엔 20대 중반이 된다. 그는 “파리올림픽에서 값진 경험을 했다. 실력이 늘었다고 자부한다. 그리갈라쉬빌리와 다음에 붙으면 이길 것 같다”면서 “귀국하자마자 유도장으로 가서 다시 훈련하겠다. 벌써 몸이 근질근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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