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부모님과도 통화 안해" 개인전 집중하는 여자 양궁 막내 남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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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파리올림픽 여자 양궁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남수현. 파리=김성룡 기자

"잠시만 즐겼어요."
염원하던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개인전에 나서는 여자 양궁 대표팀 막내 남수현(19·순천시청)이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남수현은 3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64강전에서 자나 알리(이집트)에게 7-1(30-23, 29-25, 28-28, 29-28)로 이겼다. 먼저 두 세트를 따낸 남수현은 3세트에서 비겨 승점 1점씩을 나눠가졌다. 그러나 4세트에서 10점 두 발, 9점 한 발을 맞혀 승리했다.

32강에선 접전을 펼쳤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마리 호라치코바(체코)를 7-3(28-28, 27-24, 28-28, 29-29, 29-24)으로 승리했다. 무려 세 번이나 동점이 나올 정도로 치열한 승부였다. 그러나 5-3으로 앞선 5세트에서 침착하게 쏴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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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남수현. 파리=김효경 기자

남수현은 "생각보다 타이트한 경기를 해서 긴장했다. 양창훈 감독님을 믿고 내 자세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체전은 아무래도 언니들과 화이팅하면서 긴장을 풀어나가는데, 개인전은 스스로 해결해야 하니까 늦게 풀리는 거 같다"고 했다. 32강전 마지막 세트를 앞두고는 "이기려고 아등바등하기보다는 내 자신이 할 것만 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남수현은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국가대표로 선발됐고, 곧바로 평가전을 통과해 올림픽까지 왔다. 국내 선발전이 치열한 양궁에서도 상비군에 합류하자마자 올림픽에 나선 선수는 남수현이 처음이다. 그리고 전훈영(인천시청), 임시현(한국체대)과 함께 단체전에서 우승해 10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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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파리올림픽 여자 양궁단체전에서 10연패를 이룬 뒤 세리머니를 하는 전훈영(왼쪽부터), 임시현, 남수현. 파리=김성룡 기자

하지만 여자 선수들은 긴장을 풀지 않고, 개인전 준비를 했다. 남수현은 "아직 경기가 다 끝난 게 아니라서 잠시만 즐겼다. 사진 찍고 축하메시지 주고받고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10연패라는 목표를 이뤘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선수의 임무라고 생각해서 자연스럽게 집중하는 거 같다"고 했다.

심지어 부모님과도 아직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남수현은 "원래 대회 때는 부모님이랑 연락을 안 해서 끝나고 길게 할 생각이다. 징크스는 아니고 집중하기 위해서다. (부모님이)처음엔 섭섭해하셨는데, 지금은 괜찮아지신 거 같다"고 미소지었다.

여자 선수들은 이튿날 열린 남자 단체전 결승을 관중석에서 응원했다. 남수현은 "응원하러 가는 입장이라 긴장이 안 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이 떨렸다. 보는 사람이 더 떨린다는 말이 이해됐다. 응원도 더 크게 했다"고 웃었다. 남수현은 "단체전 경기를 보고 싶었는데 아직 못 봤다. 해외라서 재생이 안 되더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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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단체전 결승 현장을 찾아 응원하는 여자 대표팀 선수들. 연합뉴스

남수현은 3일 16강전에서 마달리나 아마이스트라이예(루마니아)와 대결한다. 그는 개인전 목표에 대해 "어디까지 가기보다는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나에게 집중하면서 즐길 수 있는 경기가 되길 바란다. 즐겨야 경기가 더 잘 되고, 그러지 않으면 힘이 더 들어간다. 말로라도 재밌게 하자고 하면 더 편하게 되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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