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희망회로 그만”…삼성 반도체 수장, 호실적 다음날 작심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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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을 이끄는 전영현(사진) 부회장이 “최고 반도체 기업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새로운 조직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1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다. 전날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2분기에만 매출 28조5600억원, 영업이익 6조4500억원을 올리며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전 부회장은 “경쟁력 회복보다는 시황이 좋아진 영향”이라며 냉정하게 평가했다.

지난 5월 취임한 전 부회장은 LG반도체를 거쳐 2000년 삼성전자에 합류해 메모리사업부장, 삼성SDI 사장을 지냈다. 삼성은 반도체 리더십이 흔들리자 지난 5월 전 부회장을 구원투수로 전격 투입했다. 전 부회장은 “근본적 경쟁력 회복 없이 시황에 의존하면 작년 같은 상황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5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던 삼성 반도체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반등하며 상반기에만 8조3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의 종합반도체회사(IDM)로 성장했지만, 최근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기술 흐름이 빠르게 변하면서 여러 반도체 사업이 오히려 경쟁사에 각개격파 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부회장은 삼성 반도체의 경쟁력 약화 원인으로 잘못된 조직 문화를 지목했다. 그는 “현재를 모면하기 위해 문제를 숨기거나 회피하고, 희망치와 의지만 반영된 비현실적 계획을 보고하는 문화가 퍼져 문제를 더욱 키웠다”며 쓴소리를 이어갔다. 그는 또 “반도체 시황이 회복되고 이익률도 개선되고 있어 모든 임직원이 함께 노력한다면 초과이익성과급(OPI·옛 PS) 지급률이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높을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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