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금빛 탄환 장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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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한 눈빛과 절도 있는 자세로 스타덤에 오른 사격 국가대표 김예지. [연합뉴스]

“믿기 힘들 정도로 멋지다.”

미국의 CNN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인터넷, 세계신기록을 세운 한국의 올림픽 슈터와 사랑에 빠지다(The Internet is in love with South Korea’s record breaking Olympic shooter)’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 사격 국가대표 김예지(32)를 집중 조명했다. CNN은 “모자를 거꾸로 쓴 채 강철 같은 시선으로 표적을 응시하는 모습이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하다”고 소개했다.

말 그대로 ‘자고 일어나니’ 월드 스타가 됐다. 각종 소셜미디어에는 “저 여전사가 누구인가” “빨리 액션 배우로 캐스팅해야 한다”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CNN과 영국 BBC 등 주요 외신까지 가세하면서 김예지는 하루아침에 유명 인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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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공기권총 10m 결선에서 표적을 조준하는 모습. 김성룡 기자

김예지는 파리 올림픽에서도 가장 핫한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달 28일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서 은메달을 따낸 게 계기가 됐다. 은메달을 딴 이후 지난 5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ISSF) 월드컵에서 그가 총을 쏘는 장면이 인터넷을 통해 세계로 퍼져 나갔다. 당시 김예지는 모자를 거꾸로 쓴 채 냉철한 눈빛으로 표적을 겨냥했다. 특히 10m 권총 여자 결선에서 세계신기록(42점)을 세우면서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으며 무심하게 총을 내려놓는 장면이 큰 호응을 얻었다.

더구나 테슬라 CEO이자 소셜미디어 X의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도 김예지에게 찬사를 보냈다. 머스크는 최근 X를 통해 “액션 영화에도 사격 세계 챔피언이 나온다면 멋질 것 같다. 그를 빨리 캐스팅해야 한다”며 김예지에게 관심을 나타냈다. 누리꾼들이 이 반응을 세계 각지로 퍼나르면서 김예지는 ‘사격계의 앤젤리나 졸리’로 떠올랐다.

김예지의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하나도 관심거리다. 특히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인터뷰하는 장면도 화제가 됐다. 김예지는 한국에서 TV로 지켜볼 딸을 향해 “엄마가 조금 유명해진 것 같다”고 말하면서 환하게 웃었다. 김예지가 일약 스타로 떠오르자 대한사격연맹은 1일 그의 과거 사진도 공개했다. 14년 전인 2010년 충북체고 3학년 시절의 사진인데, 날카로운 눈매로 총을 잡은 사진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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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중 코끼리 인형을 달고 다니는 반전 매력도 화제가 됐다. 김성룡 기자

김예지는 이제 두 번째 메달을 노린다. 2일과 3일 프랑스 앵드로주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리는 25m 권총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미 공기권총 10m에서 은메달을 딴 만큼 이 기세를 몰아 금메달까지 따겠다는 각오다.

김예지는 자신만만하다. 그는 지난 5월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사격 국가대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파리 올림픽 출전 목표는 금메달 2개”라고 잘라 말했다. 당시 김예지는 “내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다. 누구보다 미친 듯이 훈련했고, 지난 월드컵에선 세계신기록도 세웠다. 한국 사격이 금메달 1개를 이번 대회 목표로 잡았는데 내가 그 예상을 깨겠다”고 밝혔다.

공기권총 10m 경기에선 오예진에게 금메달을 내줬지만, 주 종목인 25m에선 금메달을 딸 수 있을까. 25m 권총 예선은 2일 오후 4시(한국시간), 결선은 3일 오후 4시30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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