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복싱 대표팀 임애지 선수가 2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진행된 복싱 여자 54kg급 준준결승 콜롬비아의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 선수와의 경기를 승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뉴스1

2024파리올림픽에 출전한 복싱 국가대표 임애지. 로이터=연합뉴스

임애지(25·화순군청)가 한국 여자 복싱 사상 올림픽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임애지는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8강전에서 제니 마르셀라 카스타네다 아리아스(콜롬비아)를 상대로 3-2 판정승(30-27, 30-27, 30-27, 28-29, 28-20)을 거뒀다. 임애지는 준결승에 진출하면서 동메달을 확보했다. 복싱은 동메달결정전 없이 준결승 패자 2명에게 모두 동메달을 준다. 한국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건 2012년 런던올림픽 한순철(은메달) 이후 12년 만이다.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임애지는 16강에서 타티아나 레지나 지 헤수스 샤가스(브라질)를 꺾은 데 이어 아리아스까지 제압했다. 여자 복싱은 2012 런던 대회에서 처음 채택됐고, 2020 도쿄올림픽에서 임애지와 오연지가 처음 출전했다. 두 선수는 파리행 티켓을 다시 따냈고, 임애지는 첫 여자 복싱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임애지는 4일 밤 11시 14분 튀르키예의 하티스 악바스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한국 복싱에 8년 만의 올림픽 승리를 안긴 임애지. 연합뉴스

왼손잡이 아웃복서인 임애지는 상대와 거리를 유지했다. 오른손 인파이터로 임애지보다 키가 작은 아리아스는 과감하게 라이트 스트레이트를 던지며 접근했다. 1분을 남기고 레퍼리에게 주의를 받은 임애지는 카운터 펀치로 맞섰다. 1라운드 채점 결과는 임애지의 우세. 다섯 명 중 3명의 심판이 임애지에게 10-9를 매겼다. 정타를 더 많이 맞힌 임애지가 앞섰다.

2라운드에서도 임애지는 저돌적으로 달려오는 아리아스에게 말려들지 않았다. 링을 넓게 쓰면서 잽으로 견제했다. 상대의 허를 찔러 앞으로 나가면서 공격하는 등 1라운드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두 선수는 한 차례씩 주의를 주고 받은 채 2라운드를 마쳤다. 1라운드에서 임애지에게 우세를 준 심판들은 2라운드에서도 10-9로 임애지의 우세를 선언했다.

아리아스는 앞선 라운드보다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임애지는 말려들지 않았다. 아리아스는 많은 펀치를 날렸지만 정확하지 않았다. 임애지는 물러나면서도 주먹을 계속 뻗었다.

준결승에 진출하며 동메달을 확보한 북한의 방철미. 파리=김성룡 기자

중학교 2학년 때 우연히 복싱을 접한 임애지는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오연지와 함께 한국 여자 복싱을 이끌었다. 첫 올림픽에선 한 경기 만에 탈락했지만, 이번 올림픽에선 사상 첫 승을 거뒀다.

앞서 열린 같은 체급 경기에선 북한의 방철미(30)가 위다드 베르탈(모로코)을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방철미는 탁구 혼합복식(리정식-김금용·은메달)과 다이빙(김미래-조진미·은메달)에 이어 북한 선수단 세 번째 메달을 확보했다. 방철미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강자다. 방철미는 장위안(중국)과 대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