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NYT "하니야, 숙소에 2달 전 몰래 설치된 폭탄으로 암살됐다"

본문

17225508383047.jpg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취임식 다음날인 31일 새벽 테헤란의 숙소에서 공중 유도 발사체 공습을 받아 숨졌다. 테헤란 시민들이 하니야의 사진과 팔레스타인기를 들고 테헤란대학에서 테러 규탄시위를 벌이며 행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62)는 그가 머물던 귀빈용 숙소(게스트하우스)에 몰래 설치된 폭탄으로 암살됐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니야가 외부에서 날아온 미사일이 아니라 내부에서 폭발한 폭탄 때문에 사망했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은 중동 국가 관료 7명과 이란 관료 2명, 미국 관료 1명에게 확인했다고 NYT는 설명했다. 민감한 정보 때문에 이들은 모두 익명으로 NYT와 인터뷰했다.

중동 국가 관료 5명에 따르면 폭탄은 약 두 달 전 숙소에 밀반입됐다. 하니야가 묵은 귀빈 숙소는 이란 수도 테헤란 북부 고급 주택가에 있는 ‘네샤트’로 알려진 복합 시설에 속한 건물로, 이란 정예군인 혁명수비대가 경호를 맡고 있었다.

하니야가 방에 들어간 게 확인된 뒤 폭탄은 원격 조정으로 터졌다. 이 폭발로 경호원도 사망했는데, 폭탄이 어떻게 설치됐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17225508384573.jpg

이스마일 하니야가 사망한 장소로 추정되는 곳. 뉴욕타임스는 ″텔레그램에 유포되고 있는 이 사진 속 손상된 건물이 하니야가 살해된 장소라고 이미지를 공유한 이란 관리가 밝혔다″고 전했다. 사진 클래쉬리포트 X 캡처

해당 폭발로 건물 전체가 흔들렸고 일부 유리창이 깨졌으며 외벽 일부가 무너졌다고 혁명수비대원인 이란 관료 2명은 전했다. 그간 카타르에 주로 머물렀던 하니야는 이란 방문 때 해당 숙소에 여러 번 묵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당국자들은 “정보·보안의 재앙적인 실패”라며 “하니야와 같은 저명한 손님을 위한 휴양이나 비밀회의, 숙박 시설로 이 단지를 사용하는 혁명수비대에 엄청난 당혹감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이슬람 지하드운동 지도자인 지야드 알 나할라가 바로 옆 건물에 머물고 있었는데도 그의 방은 심하게 손상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 폭발은 하니야를 표적으로 삼은 계획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은 하니야 암살을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사건 직후 미국과 서방 국가들에 하니야 암살 작전의 구체적인 사항을 브리핑했다고 NYT는 중동 국가 관료 5명을 인용해 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하니야 암살 사건에 대해 “이것은 우리(미국)가 인지하고 있지 않았으며 관여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31,314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