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女선수 설거지 대장” 佛 라디오 해설가, 성차별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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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사라 에라니(왼쪽)와 자스민 파올리니 조의 경기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라디오 방송해설가가 2024 파리 올림픽 테니스 여자부 경기 중계 도중 성차별적 발언을 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AP통신은 2일 “프랑스 여성 스포츠 기자 협회와 프랑스 스포츠 기자 연합은 파리 올림픽 여자 테니스 경기 도중 라디오 방송에서 나온 성차별적 발언을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발언은 이탈리아 사라 에라니-자스민 파올리니 조와 프랑스의 디안 패리-캐롤라인 가르시아 조의 경기 때 나왔다.

경기 중계를 맡은 RMC 라디오의 해설자는 나이가 더 많은 에라니를 ‘대장’이라고 표현하며 “그는 설거지, 요리, 청소까지 모든 것을 다 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경기와는 무관한 전형적인 주부로 그를 묘사한 것이다.

이에 프랑스 스포츠 기자협회는 “이 발언은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고착하는 표현”이라며 “올림픽 중계를 하는 국영 라디오 방송에서 이런 성차별적 발언이 나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해당 해설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진 않았지만 “유럽의 다른 지역에서는 실수가 발생하면 제재가 가해진다는 걸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리 올림픽에서 성차별적인 발언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7일에는 영국의 유로스포츠 수영 경기해설자가 이번 파리 올림픽 여자부 경기 중계 도중 “여성들이 마무리하고 있다. 여자들 잘 알잖아요. 화장하고, 놀러 다니고”라고 발언해 남은 경기 해설 명단에서 배제됐다.

“파리 올림픽, 완전 성평등 올림픽…성비도 51대 49”
이번 올림픽이 성차별적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완전한 성평등 올림픽’을 표방하기 때문이다.

파리 올림픽은 ‘완전한 성평등 올림픽’을 표방한다. AP통신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자료를 인용해 “파리 올림픽은 완전히 남녀 선수를 50대 50으로 맞춘다는 목표는 이루지 못했어도, 거의 근접한 대회”라고 보도했다. 총 1만1215명의 올림픽 참가 선수 가운데 남성이 5712명, 여성이 5503명으로 비율은 51%대 49%다.

정확히 100년 전에 열린 1924 파리 올림픽 당시 여성 비율은 4.4%였고, 1932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은 9.5%로 늘었다.

전통적으로 올림픽 마지막 종목으로 채택해 온 남성 마라톤 자리에 여성 마라톤을 배치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여성이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1900 파리 올림픽 이후 124년 만에 “여성 스포츠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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