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헤라클레스 김민종, '日유도 레전드' 아들 메쳤다...결승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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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에 진출하고 포효하는 김민종. 파리=김성룡 기자

'헤라클레스' 김민종(23·세계랭킹 1위·양평군청)이 일본 유도 영웅의 아들을 메치고 2024 파리올림픽 결승에 진출했다. 은메달을 확보했다.

김민종은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샹드마르스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유도 남자 100㎏ 이상급(최중량급) 준결승에서 일본의 '최중량급 신성' 사이토 다쓰루(22)에 업어처기 한판승을 거뒀다. 사이토(1m92cm·165㎏)는 체격에서 김민종(1m83㎝·135㎏)보다 30㎏이나 더 무거운 선수인데, 김민종이 순간적으로 다리 사이를 파고들어 매트에 메쳤다. 실력은 물론 경험에서 앞섰다. 김민종은 이번 두 번째, 사이토는 첫 올림픽이다. 김민종은 2020 도쿄올림픽에선 일본 선수에 패해 예선 탈락했다.

사이토는 1984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과 1988 서울올림픽 남자 유도 최중량급(당시 95㎏ 이상급)에서 2연패를 차지했던 일본 유도 레전드 사이토 히토시 전 일본 대표팀 감독의 둘째 아들이다. '종주국' 일본 유도계의 차세대 스타로 꼽혔는데, 김민종이 앞을 가로막었다. 김민종은 상대 전적에서도 사이토에 2전 2승으로 앞섰다.

김민종의 결승 상대는 개최국 프랑스의 '국민 영웅' 테디 리네르(35)다. 리네르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다인 11차례나 우승한 스타다. 남자 유도 최중량급에서 역대 최고의 선수로 불린다. 키 2m7㎝, 몸무게 140㎏의 거구인데도 화려한 기술을 펼쳐 '신계의 선수'로 불린다. 올림픽에선 2012 런던, 2016 리우 대회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8강에서 탈락하며 ‘한물 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11번째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에겐 이번이 올림픽 '라스트 댄스'다. 홈에서 열리는 파리올림픽에서 세 번째 금메달을 노린다.

김민종이 메달을 따내면 한국 선수로는 1984년 LA 대회 조용철(현 대한유도회 회장·동메달) 이후 40년 만의 남자 최중량급 메달을 획득하는 것이다. 현재 세계 1위인 김민종은 이번 대회에서 톱시드를 배정받았다. 결승까지 진출하면 청색 도복 대신 흰색 도복만 입고 경기하는 특별한 장면을 볼 수 있다. 유도 선수는 경기에 나갈 때 두 가지 색깔의 도복을 가지고 간다. 대진표 위의 선수는 흰색 도복을, 아래의 선수는 청색 도복을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흰색 도복만 입고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건 세계 1위의 특권이자 자존심이다.

김민종은 서울 성동구 마장동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부모 밑의 3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유도계에선 '마장동 둘째 아들'로 통한다. 코로나19로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이 휴식기에 들어갔던 2021년엔 아버지를 도와 마장동에서 1톤 분량의 돼지고기를 옮기는 것으로 근력 운동을 대신한 건 유도계에 잘 알려진 이야기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소든 돼지든 하루도 고기를 거른 적 없다. 공깃밥도 일곱 그릇까지 먹었다. 부모님께서 아낌없이 고기와 밥을 챙겨주신 덕분에 누구와 붙어도 힘에선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시간 양평군민도 한마음 한뜻으로 김민종의 금메달을 바라고 있다. 양평군청은 양평물맑은시장 쉼터광장에서 이날 오후 5시부터 3일 오전 1시까지 파리올림픽에 나선 양평군청 유도팀 거리응원을 펼치고 있다. 지난 27일엔 남자 60㎏급에 나선 또 다른 양평군청 유도팀 멤버 김원진의 거리응원이 열렸다. 유도 거리응원을 준비한 정상욱 양평군 체육회장은 “김민종 선수의 선전을 온 군민이 함께 기원했다”며 “김민종 선수의 메달 획득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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