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관왕 이끈 양궁 '금빛 조합'…혼성전서 임시현 먼저 쏜 이유는

본문

17226228334216.jpg

양궁 김우진과 임시현이 2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 시상식에서 애국가 연주를 듣고 있다. 파리=김성룡 기자

임시현(21·한국체대)이 먼저 발사한 뒤, 김우진(32·청주시청)에게 이야기를 한다. 김우진은 정확한 슈팅으로 승부에 쐐개를 박는다.

김우진과 임시현은 2일(한국시간)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혼성전 결승에서 독일을 세트 스코어 6-0(38-35, 36-35, 36-35)로 꺾었다. 16강전에서 대만과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이겨낸 한국은 8강과 4강에서 1세트를 먼저 내주고도 역전승했다. 그리고 결승에선 완벽한 호흡을 발휘하며 완승을 거뒀다.

혼성전 경기 지도를 맡았던 박성수 감독은 "처음엔 바람이 왔다갔다 해서 오조준 포인트를 많이 이야기했다. 하느냐, 마느냐 고민하다가 나중엔 공격적으로 오조준을 하기로 했는데 그게 통했다"고 말했다.

1722622833557.jpg

박성수 감독과 임시현, 김우진이 2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 결승 독일과의 경기에서 승리, 기뻐하고 있다. 파리=김성룡 기자

혼성전은 한 세트에 한 선수가 두 발을 쏜다. 남자 선수가 먼저 쏘는 팀도 있고, 여자 선수가 먼저 쏘기도 한다. 첫 발을 한 선수가 쏜 뒤, 두 번째와 세 번째를 다른 선수가 쏘고 다시 네 번째 발을 넘기기도 한다. 상황과 선수 성향에 맞춰 운영하고, 경기 중에 바꾸기도 한다. 한국은 임시현이 먼저 쏘고, 김우진이 나중에 쏘는 순서로 모든 경기를 치렀다.

박성수 감독은 "월드컵 1차대회 때도, 연습 때도 그렇게 했다. 다른 조합은 남자 선수들이 먼저 쏘기도 했다. 김제덕, 이우석, 전훈영, 남수현 선수가 혼성전에 나설 경우엔 남자가 먼저 쏘는 전략을 세우기도 했다"며 "임시현이 먼저 쏘는 걸 편안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김우진이 뒤에 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단체전이나 개인전과 달리 혼성전은 하루만에 경기가 끝난다. 랭킹라운드 성적에 따라 멤버가 결정되기 때문에 호흡을 맞출 시간이 길진 않다. 특히 이번 올림픽에선 전훈영과 남수현 등 처음 발탁된 선수들도 있었다.

17226228336916.jpg

남자 양궁 대표팀 박성수 감독. 파리=김효경 기자

박성수 감독은 "이번 대회 우리 팀 엔트리는 호흡을 많이 맞춰보지 못한 조합이 많았다. 그런데 임시현과 김우진은 올해 월드컵 1차대회에서도 함께 경기를 했다. 장단점을 잘 알고 있어서 크게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다. 그래서 서로 잘 해달라는 마음이 전달된 것 같다"고 했다.

경기 전 지도자 소개를 할 때 박성수 감독은 팔을 크게 드는 동작을 하고 엄지를 올리는 동작을 해 눈길을 끌었다.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좀 더 나도 자신감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엄지를 치켜세운 것도 연습 때 항상 지나가면서 '너는 최고다'라고 했던 걸 재현한 것"이라고 전했다.

박성수 감독은 1988년 서울올림픽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은메달을 딴 레전드다. 이후 지도자로서 오랫동안 한국 양궁에 힘을 보탰다. 박 감독은 "연습할 때 본인의 기량이 나오게끔 하는 부분을 챙기는 거지, 나는 어렵지 않았다. 선수들이 워낙 잘해줘서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 했다"고 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31,474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