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돌아오지 않는 의대생, 수업 참여 2.6%뿐…2곳은 1명만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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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한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16일 대전의 한 의과대학 건물 안과 밖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프리랜서 김성태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수업 거부가 반 년간 이어지는 가운데 학교에 복귀해 수업에 참여한 의대생이 2%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4일 국회 교육위원회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의대생 복귀 현황’ 자료에서 지난달 22일 기준으로 총 495명이 수업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국 40개 의대 재적생 1만 9345명의 2.6% 수준이다. 교육부가 의대생의 집단 휴학 사태가 벌어진 지난 2월 이후 수업 참여율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40개 대학 중 출석 파악이 안 된 대학 13곳의 일부 학년은 집계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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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가장 수업 참여율이 높았던 곳은 재적생 893명 중 80명(9%)이 복귀한 A대학이었다. 뒤이어 778명 중 58명(7.5%)이 복귀한 B대학, 470명 중 29명(6.2%) 출석한 C대학, 251명 중 15명(6%), 274명 중 15명(5.5%)이 수업에 나온 D·E대학 순이었다. 나머지 대학들은 복귀율이 5% 미만이었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이 1명인 학교도 1곳 있었다. 지역의 한 의대 교수는 “대부분 한 번 더 유급을 맞으면 제적되는 학생 정도만 수업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3개 대학은 수업에 참여한 학생이 한 명도 없었다.

학년별로 보면 신입생인 예과 1학년의 복귀율이 1.6%로 가장 낮았다. 전체 재적생 3361명 중 53명만이 수업을 들었다. 예과 2학년과 본과 1~3학년의 복귀율은 2.5~2.8%였다. 국가고시 응시를 거부하고 있는 본과 4학년은 전체 3088명 중 104명만 수업에 참여해 3.4%의 복귀율을 보였다.

한 국립대 총장은 “예과 1학년 학생들은 증원되는 내년 신입생들과 같은 수업을 들어야 하고, 본과 4학년은 의사 수급에 큰 차질을 빚기 때문에 문제가 다른 학년보다 더 심각하다”고 했다.

2학기 무더기 미등록 우려에…총장들 “돌아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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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따른 주요변화평가 계획(안) 설명회'에 참석한 의과대학 관계자가 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교육부와 대학들은 지난 2월부터 증원 반대로 인한 휴학계는 받아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은 “원천적인 해결 없이는 복귀하지 않는다”며 2025학년도 증원을 전면 철회하라고 맞서고 있다.

학생들이 2학기에도 등록하지 않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대학들은 다시 설득에 주력하고 있다. 김정겸 충남대 총장은 지난달 31일 의대생들에게 서신을 보내 “여러분과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 학교로 돌아와 달라”고 촉구했다.

강경책을 꺼낸 대학도 있다. 충북대 측은 최근 2학기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제적 처리될 수 있다는 학칙을 안내했다. 홍원화 의총협 회장(경북대 총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의학교육평가원의 의학인증평가를 거부하겠다”고 했다. 인증 평가를 받지 못한 학교는 졸업생의 국가고시 응시 자격을 박탈당한다.

정성국 의원은 “지금도 의정 갈등으로 많은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의 의사인 학생들까지 학교를 이탈해 국가의료체계의 심각한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며 “학생의 본분에 맞게 속히 학교로 복귀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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