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美, 본토 공수부대 태평양 배치 상정 첫 훈련…군산서도 中견제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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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본토의 신속대응사단을 태평양에 배치하는 대규모 시뮬레이션 연습을 사상 처음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커지는 데 대한 대응 차원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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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 장병들이 지난 1일부터 신속대응사단 태평양 배치 시뮬레이션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미 육군=아미 타임즈

4일 미 군사전문매체 아미 타임즈(Army Times)에 따르면 미 육군은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노스캐롤라이나에 위치한 병력을 하와이로 배치하는 시나리오를 토대로 지휘소 훈련(CPX)에 돌입했다. 제82공수사단, 제10산악사단, 제3보병사단, 제101공수사단 등 제18공수군단 예하 병력이 얼마나 원활하게 미 육군 태평양 부대로 합류할 수 있는지를 최초로 시험해 보겠다는 취지다. 실제 제18공수군단은 유사시 대응군으로서 전 세계 미군에 배치되는 임무를 부여 받는다.

이번 연습은 중국의 남중국해 팽창을 견제하는 데 목적을 뒀다는 평가다. 노스캐롤라이나와 하와이 사이 거리가 하와이와 중국 제1·2도련선(Island Chain) 간 거리와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해 증원 전력 배치에 실전 경험을 쌓게 한다는 의도다.

중국은 대만, 일본 오키나와 일대를 잇는 제1도련선과 괌, 필리핀 동부를 잇는 제2도련선을 설정해 미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제해권을 장악한다는 목표를 세워 두고 있다. 찰스 플린 미 육군 태평양 사령관은 해당 매체에 “전시 기능을 검토하고 계획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휘소 훈련, 전투지원 훈련 등을 계속하는 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최근 한반도에서도 중국 견제용 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주한미군과 한국군에 따르면 지난달 15~31일 군산 공군기지에서 한·미 연합 교환 훈련(Joint Combined Exchange Training, JCET)이 진행됐다.

한·미 특수전사령부 등이 참여하는 해당 훈련은 연례적 성격의 훈련이긴 하다. 하지만 미군은 이번엔 후속 병력을 수용하는 절차 연습에 집중했다는 점을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례적으로 강조했다. 미 제8전투비행단 관계자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항공 전력을 투입하는 데 군산의 지리적 이점을 적극 활용했다는 내용과 함께 “군산은 단순한 전투기 기지가 아닌, 모든 임무에 대비한 전력 투사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지속 가능한 군사 관계의 기반을 재구축해 한·미동맹을 강화한다”는 이전의 JCET 관련 표현보다 심화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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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 군산 공군기지 상공에서 미 공군 장병들이 MC-130J '코만도 II' 다목적 수송기에서 자유낙하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미 제8전투비행단

여기엔 중국과 군사 분쟁을 실존적 위협으로 바라보는 미국의 시각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플린 사령관은 지난해 10월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서 “지난 10년간 중국이 이뤄 온 진전을 목도해 왔으며, 앞으로 10년간에도 그 같은 진전을 이어갈 수 있다고 본다”며 “역내 복수의 파트너들과 연합해 적에게 비대칭 딜레마를 안겨줘야 한다”고 했다.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지상발사형으로 개조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SM-6 탄도미사일 등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공식화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중국과 무력 충돌이 현실로 다가올 경우 미국이 주한미군 전력을 활용할 가능성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왔다. 미 8전투비행단은 지난 1월 부대 소식을 전하면서 부대 임무가 '한반도 평화 수호'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우선순위 지원'에 있다고 밝혔다.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역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한미연구소(ICAS) 주최 온라인 세미나에서 “한국을 위협하는 것은 북한만이 아니다”며 “미국과 한국 간 상호방위조약에는 적을 거명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군 안팎에선 미국이 대중국 억제 수단으로 주한미군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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