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법인 부진에 지방세도 ‘구멍’…17개 시도 중 10곳 진도율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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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7개 시도 중 10곳의 지방세 수입 진도율이 지난해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국세 수입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조원 감소했다. 기업의 실적 부진이 국세와 지방세 수입 모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4일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실이 전국 17개 시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인천‧광주‧세종‧경기도‧충남‧경북‧전북‧전남‧제주도 등 10곳의 지방세 진도율이 전년보다 부진했다. 진도율은 연간 예상되는 세수 대비 해당 기간 세수 비율을 뜻한다.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간 시점에 진도율 50%를 넘은 곳은 울산(52.6%)‧강원도(50.8%)‧충북(50.6%) 등 3곳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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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기자

지방세 세입 예산이 가장 큰 서울은 상반기 진도율이 38.9%로 유일하게 40%를 넘지 못했다. 전년 동기(40.1%) 대비 1.2%포인트 낮다.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곳은 전남이었다. 올 상반기 진도율 48.7%로 전년 동기(56.2%) 대비 7.5%포인트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17개 시도의 상반기 지방세수를 모두 더해 보면 지난해 상반기 세수 실적 대비 1조7536억원(3.3%) 감소했다.

지방세수가 줄어든 데는 법인의 영업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법인은 국세인 법인세·부가가치세뿐 아니라 지방세인 지방소득세 등을 내야 한다. 지방소득세는 사업연도 종료일부터 4개월 안에 신고·납부하도록 돼 있다.

국세인 법인세 수입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올 상반기 전체 국세 수입 진도율은 45.9%를 기록했는데, 국세 중 법인세의 진도율은 39.5%에 그쳤다.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4년 이래로 가장 낮다. 법인세의 경우 납부액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지난해 영업손실로 올해 법인세를 내지 못한 영향이 컸다.

당국은 8월 법인세 중간예납을 통해 부족한 국세 수입 일부가 만회될 것으로 전망한다. 법인세 중간예납을 하는 기업은 전년도 산출세액의 절반을 내거나, 올해 실적을 중간결산해 세금 일부를 미리 낼 수 있다. 지난해 적자를 낸 기업은 올해 중간결산한 실적으로 예납을 하게 되는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상반기 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8월 법인세수가 회복할 것이란 예측이다.

지방세 중에서는 9월 재산세 수입이 소폭 늘어날 수 있다. 올해 아파트‧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평균 1.52% 상승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거래량이 늘면서 취득세 수입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국세인 부가가치세 수입이 증가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부가세 납부액에 따라 내는 지방소비세 수입도 늘어날 전망이다.

양부남 의원은 “국세 수입 감소에 따라 보통교부세가 2년 연속 줄어들 우려에, 지방세수 감소까지 겹쳐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어려움이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는 지자체가 주민 행정서비스 등을 계속해서 원활히 제공할 수 있도록 재정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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