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진행된 올림픽 여자 개인 트라이애슬론 경기. AP=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벨기에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대표팀이 경기를 하루 앞두고 돌연 기권했다. 벨기에 대표팀이 팀원의 건강 문제 때문이라고 밝힌 가운데, 일각에선 센강 수질 우려 탓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프랑스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센강 수질 개선 작업에 나섰으나 최근 파리 상류에 내린 폭우로 또다시 수질이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벨기에올림픽위원회(COIB)는 "혼성 계주 대표팀 일원인 클레어 미셸이 불행히도 병이 나서 (혼성 계주전을) 기권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셸은 지난달 31일 트라이애슬론 여자부 개인전에 참가했다.

트라이애슬론 개인전은 수영 1.5㎞, 사이클 40㎞, 달리기 10㎞ 코스로 진행됐다. 오는 5일 예정된 혼성 계주 수영 경기 역시 센강에서 열린다.

COIB는 미셸의 정확한 건강 상태를 밝히지 않았지만, 센강 수질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외신은 짚었다.

스위스 트라이애슬론 대표팀 관계자는 지난 3일 아드리앵브리포드가 지난달 31일 남자부 개인전을 치른 뒤 위염에 걸렸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브리포드의 몸 상태가 센강 수영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선 "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다른 스위스 대표팀 선수들은 복통 문제를 호소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대회를 앞두고 트라이애슬론 선수들이 센강에서 수영하고, 센강 인근을 자전거로 돌아, 알렉상드르 3세 다리를 달리는 장면을 이번 대회 주요 장면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센강 수질 문제는 시작부터 발목을 잡았다.

2006년 세계트라이애슬론연맹이 정한 경기 적합 기준은 대장균 100ml당 1000개, 장구균 100ml당 400개 미만이다. 이 수치를 넘은 물에서 수영하면 위장염이나 결막염, 외이염, 피부 질환 등을 앓을 수 있다.

파리 조직위는 매일 세균 수치를 점검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26∼27일 폭우로 수질이 악화하자 조직위는 28일과 29일로 예정됐던 수영 훈련을 취소했고, 30일 예정됐던 남자부 경기도 경기 당일 연기했다.

COIB는 이날 파리 조직위를 겨냥한 듯 "향후 올림픽 트라이애슬론 경기를 위한 교훈을 얻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훈련 및 경기일 수와 경기 형태는 사전에 명확해야 하며 선수들과 지원 인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