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명사수 형사 염정아, 아내 속옷 챙기는 주부 황정민…액션 코미디 '크로스&#038…

본문

17228413563529.jpg

황정민, 염정아 주연 액션 영화 '크로스'가 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190여개국에 출시된다. 사진 넷플릭스

전 사격 국가대표 미선(염정아)은 강력범죄수사대에서 최다 검거 실적을 자랑하는 에이스다. 그의 남편 강무(황정민)는 바쁜 아내 대신 집안 살림은 물론 미선의 동료 형사들 입맛까지 살뜰히 챙기는 베테랑 주부다. 9일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개국에서 공개되는 영화 ‘크로스’(감독 이명훈)는 배우 황정민(53)‧염정아(52)의 반전 성 역할이 눈에 띄는 첩보 액션 영화다.

영화 ‘크로스’ 9일 넷플릭스 출시 #비밀요원 과거 감춘 주부 황정민 #사격 국가대표 출신 형사 염정아 #성역할 바꾼 부부의 비밀 작전 액션

극 초반부 강무가 군 특수요원 출신이란 게 밝혀지긴 하지만, 상업영화에서 남자 주부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건 한석규 주연 영화 ‘미스터 주부 퀴즈왕’(2005) 이후 사례가 드물었다.

형사 아내 속옷 챙기는 남편 황정민  

17228413564954.jpg

'크로스'는 아내에게 과거를 숨긴 채 베테랑 주부로 살아가는 전직 요원 ‘강무’(황정민)와 남편의 비밀을 오해한 강력범죄수사대 에이스 ‘미선’(염정아)이 거대한 사건에 함께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오락 액션 영화다. 사진 넷플릭스

잠든 아내의 지갑에서 비상금을 빼돌리면서도, 철야 근무가 잦은 아내의 속옷을 챙기는 황정민의 일상 외조 연기가 맛깔 나게 그려진다. 천만 영화 ‘서울의 봄’, 다음 달 개봉 예정인 ‘베테랑2’ 등 남초 영화를 주로 해온 그의 재미난 변신이다.
사격은 물론, 전기충격기‧맨주먹을 무기 삼아 거구의 조폭들을 처리하는 염정아의 악바리 ‘악어 형사’ 캐릭터도 실감 난다. 지난해 여름 해녀들의 밀수 작전을 그려 514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밀수’에 이어 팜므파탈‧엄마를 벗어난 새로운 중년 여성 캐릭터의 계보를 이어간다.

'밀수' 해녀에서 사격 은메달리스트 염정아

17228413566435.jpg

'크로스'는 서로의 진면목을 잘 몰랐던 형사와 전직 요원 부부가 힘을 합쳐 사건을 해결하는 액션이 할리우드 영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2005)를 연상시킨다. 독립영화 '슈퍼 따릉이'(2007)로 서울독립영화제 등에서 주목받은 이명훈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사진 넷플릭스

5일 서울 장충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크로스’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황정민은 “티키타카를 할 여배우가 누가 될지 궁금해서 하게 됐다”면서 “염정아의 선함, 동료를 챙기는 따뜻한 에너지가 있어 행복하게 찍었다”고 말했다.
염정아는 “미선은 아시안게임 사격 은메달리스트 출신”이라면서 “2000년대 초반 형사 역할로 사격 연습을 엄청 한 게 도움이 됐다. 액션 스쿨에서 연습했는데 앞구르기, 뒤구르기가 제일 힘들었다”고 했다.
중년의 권태기를 맞은 미선과 달리 강무는 아내 밖에 모르는 팔불출이다. 평화롭던 일상은 강무가 요원 시절 후배 희주(전혜진)와 만나는 걸 우연히 본 강력반 형사들이 외도라고 오해하며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미선이 맡은 의문의 연쇄 사망‧실종 사건과 가족에게도 과거를 숨겨온 강무와 희주의 비밀 작전, 두 사람에 대한 강력반 형사들의 뒷조사까지 세 가지 상황이 톱니바퀴처럼 삐걱대며 맞물린다.

"로또처럼 안 맞던 부부"…중년 로맨틱 코미디

후반부 진상이 밝혀지는 방식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코미디와 액션의 타율은 높은 편이다. 뒤늦게 서로의 진면목을 알게 된 부부가 서로를 엄호하며 2인무처럼 펼치는 총격전은 브래드 피트, 안젤리나 졸리가 킬러 부부로 분한 할리우드 액션 영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2005)를 연상시킨다.
각자 꿈과 욕망을 놓고 부딪히지만 결국 정으로 뭉치는 부부 관계는 엉겁결에 서울시장 후보가 된 황정민이 남편 몰래 가수 데뷔한 아내(엄정화)와 좌충우돌했던 ‘댄싱퀸’(2012)을 떠올리게 한다.
분뇨 수거차를 동원한 색다른 차량 추격전 등 여름영화 다운 액션 스케일 못지않게, 중년 부부 로맨틱 코미디의 재미도 손색없다. 전혜진, 정만식 등 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탄탄하다.
'크로스'로 상업영화 데뷔한 이명훈 감독은 이날 제작보고회에서 “하나도 안 맞던 부부가 하나가 되는 영화다. 둘이 어긋나는 지점에서 코미디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결혼할 때 주례 선생님이 '연애는 서로 마주 보는 것이고, 결혼은 같은 곳을 보며 걸어가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같은 곳을 보며 걸어가면 언제 마주 보나’ 란 의문이 들었다”면서 “의문에서 시작한 호기심을 시나리오로 해소해보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결혼 20년차 황정민, 18년차 염정아의 '생활연기' 

17228413568103.jpg

배우 황정민과 염정아(오른쪽)가 5일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영화 '크로스'(감독 이명훈)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실제 결혼 20년차, 18년차인 황정민‧염정아의 생활형 부부 연기도 백미다. 최근 황정민은 염정아와 출연한 tvN 예능 ‘언니네 산지직송’에서 로맨티스트적인 면모를 보여준 바 있다. 염정아는 지난해 한 예능에서 “남편과 아직도 연애하는 것처럼 산다”며 “매력을 잃지 않고 서로 하고 싶은 일은 같이 하고 편하게 해주려 노력한다”고 부부 금슬을 자랑했다. 이날 염정아는 “완전히 성격이 다른 부부가 어떤 지점에서 ‘크로스’ 되는지 찾으면서 따라가 보면 재밌을 것”이라 말했다.
이 감독은 “염정아는 사격선수 설정 답게 집중력이 좋아 촬영 테이크를 두 번 간 적이 없다. ‘원테이크의 여신’이라 불렸다”고 했고, 황정민에 대해선 “늘 솔선수범하고 색다른 아이디어를 주는 ‘황반장’이었다”고 평했다.
한편, ‘크로스’는 당초 올 2월 경 극장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희주 역 배우 전혜진의 남편인 배우 이선균이 지난해 말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면서 개봉을 연기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시원한 여름 대작을 찾던 넷플릭스와 이해관계가 맞아 넷플릭스로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크로스’는 9일 오후 4시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관련기사

  • ‘간토대학살’ ‘조선인 여공’…일제에 당한 학살·차별의 기록들

  • “때론 푼수, 때론 악마의 얼굴…조각처럼 안 예쁜 게 내 매력”

  • '한예종 전도연' 임지연, 술집 마담됐다…내연남 애인한텐 "언니!"

  • [비하인드컷] 이해인의 시, 제주 소녀

  • "왜 이제 만났나" 조정석도 감탄…한선화 연기력 물 올랐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31,911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