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韓 증시 낙폭은 과도"

본문

17228495699191.jpg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8% 넘게 급락하며 2,450 아래로 내려가 20분간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전일 종가 지수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하는 경우 발동된다. 연합뉴스

정부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관계기관 합동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최근 미국발 ‘R(경기침체)의 공포’가 고개를 드는 데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까지 맞물리며 한국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다. 다만 과도한 불안심리 확산은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5일 윤인대 차관보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컨퍼런스콜을 열어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자리엔 한국은행 부총재보,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등이 참석했다.

기재부는 최근 들어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 주요 기업의 실적 악화, 그간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등으로 미국 증시가 큰 폭 하락했고, 한국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도 전반적으로 조정받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일 기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1.51% 하락 마감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84%, 2.43% 급락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재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큰 변수다. 지난달 31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에서 암살된 이후 이스라엘와 이란 간 전면전 위기가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와 정부와 한은은 높은 경계심을 갖고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필요하면 상황별 대응 계획(contingency plan)에 따라 관계기관이 긴밀히 공조해 대응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외환·채권시장 선진화, 공급망 확충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등 우리 자본·외환시장의 체력을 강화하고 대외 안전판을 확충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위와 금감원도 이날 오후 국내 주식시장 폭락과 관련해 한국거래소 등 관계기관과 함께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기를 앞두고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전 세계 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을 포함한 일본·대만 등 아시아권 증시의 낙폭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한국 증시의 경우 실물경제나 금융시장 여건에 비해 낙폭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보며, 증시 변동 폭이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과도한 불안심리 확산이나 쏠림 현상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대외 악재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 만큼 시장 참여자들의 냉정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금융위·금감원은 관계 기관과 함께 주식과 외환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그간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감과 ‘엔 캐리’(엔화를 저리로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 청산 등 시장 변동성 확대 위험에 대비해 지속해 리스크 관리 강화를 추진해 왔다”며 “현재 상황에 대해 경계감을 갖고 대응해 나가야 하겠지만, 너무 지나친 공포감에 섣부른 투자 의사결정을 하기보다는 우리 금융시장의 펀더맨털을 신중하고 합리적으로 평가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234.64포인트(8.77%) 내린 2441.55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역대 최대 하락폭이다. 코스닥도 88.05포인트(11.3%) 하락한 691.28에 마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31,927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