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이제는 '우 타임'… 우상혁, 파리 하늘 날아오를 준비 마쳤다

본문

17228952839977.jpg

사전 캠프에서 삭발에 가까운 머리 스타일을 드러낸 우상혁. 올림픽 첫 메달의 꿈을 키우고 있다. 파리=김성룡 기자

이제는 '우 타임'이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28·용인시청)이 파리 하늘을 날아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한국이 육상에서 따낸 메달은 모두 마라톤에서 나왔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도로 경기인 마라톤에서만 메달을 땄다. 황영조(1992년 바르셀로나 금메달)와 이봉주(1996년 애틀랜타 은메달)가 시상대에 섰다. 트랙 앤드 필드에서는 아직 메달이 없다. 우상혁의 도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우상혁은 이번이 세 번째 올림픽이다. 2016 리우 대회에선 2m26에 그치면서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 대회에선 누구도 예상하지 않았지만 4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앞선 두 번의 대회를 즐기지 못했다"고 말한 우상혁은 "올림픽은 세계 최고의 축제니까 즐기고 싶다"고 했다.

17228952841575.jpg

높이뛰기 국가대표 우상혁. 연합뉴스

준비는 끝났다. 우상혁은 지난 5일 파리 생드니 올림픽 선수촌에 입촌했다. 우상혁은 지난달 14일에 일찌감치 넘어와 대한체육회가 파리 외곽 퐁텐블로에 꾸린 사전 캠프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진행해 왔다. 그리고 7일 오후 5시 5분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리는 예선 경기에 출전한다.

예선 출전자는 31명이며 상위 12명이 결선에 오른다. 우상혁이 결선에 오르지 못할 확률은 '0'에 가깝다. 11일 오전 2시에 시작되는 결선을 위한 몸풀기에 가깝다. 점프횟수를 최대한 줄여 체력 소모 없이 결선에 오르는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전까지 우상혁은 예년보다 페이스를 올리는 속도가 늦었다. 올해 최고 기록은 2m33으로 도쿄올림픽에서 기록한 2m35는 물론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2m36)에도 못 미쳤다. 최근 세 시즌 연속 2m35 이상을 뛰었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끌어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우상혁은 그 어느 때보다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월 홍콩 전지훈련 중 '잘 될 때까지 머리를 기르지 말자'고 마음먹었다. 군인 신분으로 참가한 3년 전 2020 도쿄올림픽보다 더 짧았다. 지난달 17일 출국할 때는 아예 이발도구까지 챙겼다. 파리에 입성한 뒤 개회식에 참가한 그의 머리카락은 더 짧아져 삭발에 가까웠다. 도쿄올림픽의 성공 요인이었던 강도 높은 식단 조절도 이어가고 있다.

17228952843122.jpg

바르심이 개최한 대회에서 2위에 오른 우상혁(왼쪽)과 우승자 바르심(오른쪽)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뒤쪽은 3위를 차지한 해리슨. 사진 바르심 인스타그램 캡처

강력한 경쟁자는 세 명이다.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챔피언 무타즈 바르심(33·카타르), 도쿄올림픽 공동 우승을 차지한 잔마르코 탬베리(32·이탈리아), 그리고 신예 주본 해리슨(25·미국)이다. 기록상으로는 바르심이 가장 앞서 있고, 우상혁을 포함한 세 선수가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여기에 우상혁이 마지막으로 나선 모나코 다이아몬드 리그에서 우승한 해미시 커(27·뉴질랜드)가 다크호스로 꼽힌다.

바르심의 최고 기록은 2m43이다, 탬베리는 2m37, 커는 2m36, 해리슨은 2m34다. 우상혁이 메달을 따기 위해선 자신의 기록을 넘어서야 한다. 우상혁 스스로는 2m37을 넘어 새 한국기록을 세워야 메달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17228952844488.jpg

이탈리아의 남자 높이뛰기 선수 잔마르코 탬베리가 파리올림픽 예선을 이틀 앞두고 신장결석 증세로 인해 응급실에 입원했다. 사진 탬베리 인스타그램 캡처

한편 바르심은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이라고 공언했다. 세 번의 올림픽에서 모두 메달(금1, 은2개)을 따낸 바르심은 올해는 대회 출전을 최소화했다. 탬베리는 파리에서 악재를 겪었다. 개회식에서 국기를 흔들다 결혼반지를 센강에 빠트렸다. 설상가상 지난 4일엔 신장 쪽에 문제가 생겨 병원에 입원했다. 해리슨은 도쿄올림픽에선 높이뛰기(7위)와 멀리뛰기(5위)에 나섰지만, 이번엔 높이뛰기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32,041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