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이 5일(현지시간)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와 경기를 펼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총·칼·활' 종목인 사격·펜싱·양궁에서만 금메달 10개를 따낸 2024 파리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이 '채'에서도 금빛 스매싱을 꽂았다.

대회 10일차인 5일(현지시간) 안세영이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허빙자오(중국)를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배드민턴의 올림픽 단식 종목 금메달은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역대 두 번째이자 28년 만이다.

안세영은 이날 우승으로 한국에 11번째 대회 금메달을 안겼다. 배드민턴에서의 금메달은 양궁 김우진이 남자 개인전에서 대회 3관왕을 달성하며 금메달을 따낸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대한민국 남자 양궁 대표팀 김우진이 지난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 준준결승에 출전해 활을 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앞서 한국 선수단은 양궁이 세계 최강의 위용을 과시하며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 5개' 싹쓸이에 성공한 데 이어 사격에서 금메달 3개 (양지인·권총 25ｍ 여자, 오예진·공기권총 10ｍ 여자, 반효진·공기소총 10ｍ 여자)를 합작했다.

펜싱에서도 오상욱이 남자 사브르 개인전 금메달을 따냈고, 오상욱, 구본길, 박상원, 도경동이 출격한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도 헝가리를 꺾고 포디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총칼활에서만 금메달 10개를 거머쥔 한국은 이날 배드민턴 금메달로 그 위력을 '채'까지 넓혔다. 소셜미디어(SNS)에는 "한국은 도구의 민족", "손에 쥐여주기만 하면 일단 정복", "총칼활은 끝났다. 이제는 총칼활채의 나라" 등 반응이 나왔다.

다만 '채'의 성공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세영은 이날 금메달을 딴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배드민턴 대표팀에 대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무릎 부상을 당했으나 대표팀이 이를 안일하게 생각하고 미온한 대처를 보였다는 것이다. 안세영은 연합뉴스에 "항상 성적은 복식이 냈으니까 치료와 훈련에서 복식 선수들이 우선순위였다"며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복식 종목을 중심으로 대표팀이 운영돼 왔다고 했다.

안세영은 "배드민턴도 양궁처럼 어느 선수가 올림픽에 나가도 메달을 딸 수 있으면 좋겠다"며 "제가 목표를 잡고 꿈을 이루기까지 원동력은 제 분노였다"고 말했다. 대한양궁협회는 공정한 시스템과 전폭적인 선수 관리 등으로 타 협회의 귀감을 사고 있다.

국내 팬들은 "어지러운 상황에서도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안세영 선수가 존경스럽다", "협회가 아니면 누가 선수 보호해주나", "경기에만 집중해도 힘들었을 텐데 협회가 도움은 안 될망정…", "이제부터 문체부 감사의 시간", "적폐청산하고 LA올림픽에서 다시 금따자" 등 의견을 냈다.

한편 또 다른 '채'의 종목인 탁구에서도 메달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신유빈, 이은혜, 전지희로 꾸려진 탁구 여자 단체팀은 이날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체전 16강전에서 브라질을 누르고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홍콩-스웨덴 경기 승자와 한국 시간으로 6일 오후 10시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