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용대 억울한 '자격정지' 재조명…협회 황당 실수가 한몫 했다

본문

17229217799988.jpg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획득한 안세영이 시상식을 마친 뒤 믹스드존에서 자신의 부상과 관련한 심경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이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불만을 토로한 가운데, 과거 ‘배드민턴 간판’ 이용대가 협회의 행정 착오로 도핑 파문에 휩싸였던 일이 재조명되고 있다.

안세영은 전날(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허빙자오(중국)를 꺾고 금메달을 획득한 후 “협회는 (선수들의) 모든 것을 다 막고 있다”며 작심 발언을 했다.

그는 “내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많이 실망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하고 계속 가기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배드민턴에서) 금메달이 1개밖에 안 나온 이유에 대해 더 생각했으면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한배드민턴협회 과거 논란이 재조명됐다. 이용대는 2014년 1월 도핑테스트 고의 회피 의혹으로 세계배드민턴연맹(BWF)으로부터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불시에 선수들을 찾아 약물 복용 여부를 검사하는데 이들은 세 차례 도핑 테스트에 한 번도 응하지 못했다. 배드민턴협회가 선수의 소재지를 정확히 보고하지 않은 탓이었다. 이용대와 김기정은 징계 결정 전 BWF 청문위원회가 열린 덴마크까지 날아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배드민턴협회는 법률자문단을 구성했다. 법률자문단은 선수의 잘못이 아닌 행정 실수였다며 BWF에 재심을 요구했고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했다. BWF 도핑청문위원단이 재심의를 열어 자격정지 결정을 취소했고,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당시 이용대는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땐 내가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도 아니니까 원만하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다. 주위에서 내 잘못이 아니라며 위로해 줬다. 하지만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17229217801513.jpg

2012년 8월 5일 영국 런던 웸블리아레나에서 열린 배드민턴 남자 복식 동메달 결정전에 말레이시아조를 꺽고 동메달을 획득한 이용대가 환호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용대는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이효정과 혼합복식으로 금메달을 딴 ‘배드민턴 간판스타’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정재성과 남자 복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와 함께 이용대가 복식 선수로 활동하게 된 경위를 밝힌 영상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용대는 지난 1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이대호’에 출연해 배드민턴 종목을 설명하면서 “저는 단식을 잘했다. 그런데 금메달을 따고 싶어서 복식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어릴 땐 우리나라 배드민턴이 복식으로 다 금메달을 땄고 단식으로 메달 딴 사람은 없었다”며 “제가 단식도 잘했는데, 저도 금메달을 따고 싶다는 생각에 복식으로 출전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단식과 복식에 둘 다 출전할 수 없었느냐’는 이유에 대해 “안 된다. 체력 소모가 너무 크다”고 했다. 이어 “남자복식, 혼합복식 이렇게 출전은 가능한데 단식과 같이하면 종목이 너무 달라진다”고 했다.

17229217802845.jpg

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이와 관련해 안세영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선수 육성과 훈련방식이 단식, 복식별로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르고 다른 체제에서 운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일단 감독님과 코치님이 나뉘어야 하고 훈련 방식도 각각 체계적으로 구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식 선수들은 개개인 스타일이 다른데 그걸 한 방향으로만 가려고 하니까 어려움이 많지 않나 싶다”고 지적했다.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복식 종목을 중심으로 대표팀이 운영돼 왔다고도 했다. 안세영은 “항상 성적은 복식이 냈으니까 치료와 훈련에서 복식 선수들이 우선순위였다”고 말했다.

이에 안세영은 차라리 개인 트레이너를 쓰고 싶다는 의견을 꾸준히 피력해왔다고 했다. 안세영은 “타이쯔잉(대만)은 트레이너 2명, 코치 1명을 데리고 다니고 천위페이(중국)도 이번에 트레이너 2명을 데리고 왔더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안세영은 대표팀 훈련 방식의 효율성도 지적했다. 그는 “근력 운동 프로그램이 1년 365일 동안 똑같고, 배드민턴 훈련 방식도 몇 년 전과 똑같다”면서 오히려 부상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6일 안세영 선수의 폭로 발언과 관련해 “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개선조치의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올림픽이 진행 중인 만큼 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개선 조치의 필요성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다른 종목들도 선수 관리를 위해 개선할 점이 있는지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 [단독] 용산 "안세영 폭로, 尹도 인지…협회 진상조사 나설 것"

  • 안세영 "은퇴로 곡해 말아달라…선수들 보호에 대한 이야기"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32,139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