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R의 공포' 미 대선 흔드나…트럼프 "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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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나오는 방송을 켜 놓은채 거래 업무를 보고 있다. UPI=연합뉴스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석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판으로 옮겨 붙었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각종 경기 지표가 하락하면서 증시가 폭락한 것을 두고 ‘카멀라 폭락(Kamala Crash)’이라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후보에 오른 뒤 트럼프를 맹추격하던 해리스가 경제란 초대형 변수를 만난 셈이다.

“트럼프 캐시 VS 카멀라 크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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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는 증시 급락을 해리스 공격의 소재로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5일(현지시간) 미 증시가 개장과 함께 급락하자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주식시장이 붕괴하고, 고용 숫자는 끔찍하며, 3차 세계대전을 향해 가는데 (미국은) 역사상 가장 무능한 지도자 두 명을 갖고 있다. 좋지 않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시장은 샌프란시스코와 캘리포니아를 통째로 파괴한 ‘극좌 미치광이’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의 번영이냐, 카멀라의 붕괴와 2024년 대공황이냐”고 재차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이후에도 “트럼프 현금(Trump Cash) 대 카멀라 폭락!” “카멀라는 무능하다” 등의 글을 수차례 올렸다. 트럼프 캠프 측도 경제난을 다룬 최근 TV 뉴스 보도와 해리스가 ‘바이드노믹스’의 경제 성과를 선전하는 영상을 나란히 배치한 선거 광고를 제작해 유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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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SNS 트루스소셜에 “트럼프 캐시 vs 카멀라 크래시!” 란 글을 올렸다, 자신을 선택하면 현금(경제번영)이 오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선택하면 경제적 붕괴(크래시)가 올거란 주장이다. 트럼프 트루스소셜 캡처

이와 관련, 미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그동안 경제를 자신에게 유리한 의제로 여긴 트럼프와 공화당이 증시 급락을 바이든 행정부의 실정 때문에 경제가 나빠졌고 해리스도 책임이 있다는 메시지를 강화할 기회로 포착했다”고 짚었다.

예상치 못한 변수에 해리스와 민주당 측엔 비상이 걸렸다. 지난 7월 증시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경제성장률·실업률 등 객관적 경제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왔을 때에도 유권자 다수는 체감경기가 좋지 않다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올해 상반기 경제 성장률이나 일자리 통계를 근거로 미 경제가 나쁘지 않다고 평가한 다수 경제학자와 달리 트럼프는 미 경제가 파국 직전이며 그 책임이 해리스와 바이든에게 있다고 주장해왔다”고 전했다.

이런 와중에 경기 침체 우려가 더 커질 경우 선거 판세는 민주당 쪽에 불리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해리스나 바이든 모두 단기적으로 유권자와 투자자를 진정시킬 수단은 많지 않다”며 “경제에선 트럼프가 (해리스보다) 우위”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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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실제로 역대 미 대선에서 경제 지표 하락은 집권당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미 투자전문기관 CFRA의 샘 스토볼 수석 투자전략가가 내놓은 예측 모델에 따르면 대선 직전 3개월(7월 31일~10월 31일)의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상승세면 집권당이 승리하고, 하락세면 정권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스토볼의 예측 모델은 1944년부터 2020년까지 치러진 20번의 대선 결과 중 17번을 맞췄고, 1984년 이후엔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다. 2020년 대선에도 직전 3개월간 지수 하락폭은 -0.6%였고, 당시 바이든 후보의 승리로 정권이 교체됐다.

“아직 3개월 남아…트럼프 되면 더 힘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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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대선 유세에서 연설 중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AP=연합뉴스

즉 해리스 입장에선 ‘경제 낙관론’ 지피기에 전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단기 지표만으로 경기 하강을 예단할 수 없다는 게 이런 논리의 골자다.

이와 관련,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은 “지금부터 대선까지 3개월간 데이터(각종 경제지표)가 나온다”며 “아직 경제가 한 방향으로 쏠리는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를 섣불리 말할 시기가 아니란 얘기다.

트럼프 당선이 미국 경제를 더 어렵게 할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해리스는 최근 애틀랜타 유세에서 “트럼프는 중산층 가정의 물가를 인상하는 다른 계획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가 재집권해 수입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면 수입 비용을 크게 늘려 물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해리스는 경제 이슈가 최근 상승세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고삐를 바짝 죌 생각이다. 이를 위해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발표 등 대선 관련 이벤트로 ‘컨벤션 효과’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지난 4일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와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마크 켈리 상원의원(애리조나) 등 부통령 후보 3명을 직접 면접한 해리스는 6일 직접 러닝메이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Fed, 기준금리 인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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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중앙은행인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움직임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NYT는 “대선 전 마지막으로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MOC)에서 Fed가 기준금리를 낮추면 해리스 부통령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금리 인하로 물가가 적절히 잡히고 부채 부담이 낮아지면 유권자의 경제 상황 판단도 긍정적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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