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해리스 러닝메이트 월즈, 진보색 강한 농촌출신 60대 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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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오른쪽)의 러닝메이트로 낙점된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최근 공화당의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러닝 메이트 밴스를 빗댄 ‘트럼프는 기괴해’ 캠페인을 이끈 주인공이다. 보수적 성향의 농촌지역인 미네소타를 지역구로 뒀다. [AP·AF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59) 부통령은 대선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팀 월즈(60) 미네소타 주지사를 지명했다고 CNN과 AP·로이터통신 등 현지 매체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대선 러닝메이트로 유색 인종 여성 대통령 후보(카멀라 해리스)와 백인 남성 부통령 후보(팀 월즈)라는 전례 없는 조합이 탄생했다. 11월 미국 대선은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팀 월즈 대(對)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대통령 후보)-J D 밴스(부통령 후보) 간 대결로 대진표가 확정됐다.

월즈 주지사는 민주당 강세 지역인 미네소타주 남부 지역이 정치적 기반이며 진보 색채가 짙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있는 백인 노동자·농민 유권자 공략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농촌 지역의 일부 민주당원에게 캘리포니아 출신 대선 후보(카멀라 해리스)는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런 배경에서 월즈 주지사가 해리스의 보완재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오하이오주 흙수저’ 출신으로 시련과 역경을 딛고 성공 스토리를 쓴 공화당 부통령 후보 J D 밴스의 대항마로도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첫 ‘흑인 여성 - 백인 남성’ 후보 조합
월즈 주지사는 재선의 제41대 미네소타 주지사다. 2006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미네소타 제1선거구)에서 처음 당선된 뒤 내리 6선에 성공했고, 이후 미네소타 주지사에 두 차례 당선됐다. 그는 지난달 23일 MS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을 겨냥해 “이 사람들은 정말 기괴하다(weird)”고 한 뒤 민주당에서 ‘트럼프는 기괴해’ 캠페인이 유행하면서 부통령 후보군으로 급부상했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은 일요일인 지난 4일 워싱턴 DC 자택에서 팀 월즈 주지사를 비롯해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마크 켈리 상원의원(애리조나) 등 3명과 심층 대면 면접을 진행했다. 월즈 주지사는 이 중 가장 진보적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지사 재임 중 학생에 대한 보편적 무상급식, 여성 생식의 자유(낙태 선택권) 보호, 투표권 강화, 중산층 세금 감면, 근로자 유급휴가 확대, 기호용 대마초 합법화 등 다수의 좌파 정책을 밀어붙였다. 주지사 직무 수행 모토가 ‘미네소타를 미국에서 가족 부양하기 가장 좋은 주(州)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CNN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 저녁까지도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고, 이날 오전에야 팀 월즈 주지사로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월즈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선택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의 진보 색채는 더욱 짙어지게 됐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결 구도에서 ‘민주주의 진영 대 민주주의 위협 세력’이라는 프레임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면에 트럼프 캠프로부터 “급진 좌파”라는 공격을 받는 해리스 부통령의 외연 확장 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미네소타주가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이라는 점과 월즈 주지사에 대한 전국적 인지도가 높지 않다는 점에서 그의 득표력에 의문을 표하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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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러닝메이트 월즈는 누구

뉴욕타임스(NYT)는 “마리화나 합법화 등 법안에 서명한 팀 월즈는 확고한 진보주의자”라고 평하며 “미네소타는 대선 격전지가 아닌 만큼 해리스 캠프의 대선 승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월즈의 부통령 후보 지명 소식이 나오자 곧바로 비판 공세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수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단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는 X(옛 트위터)를 통해 “팀 월즈는 통치하는 법을 모르는 무능한 자유주의자”라며 “그와 카멀라 해리스는 잘 어울린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선거캠프 관계자도 CNN에 “월즈가 부통령 후보로 선택된 건 해리스가 급진적 자유주의자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측 “월즈, 무능한 자유주의자”
네브래스카주 웨스트포인트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월즈 주지사는 고교 졸업 후 1981년 부친의 권유로 미 육군 방위군에 입대했다. 그의 부친은 한국전쟁 참전 용사다. 월즈 주지사는 1989년 채드런 주립대학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한 뒤 해외에서 1년간 교사로 일했고, 귀국 후 고교 지리교사 겸 미식축구 코치로 근무하다 같은 학교에서 교사로 있던 아내 그웬 위플을 만나 결혼했다. 월즈 주지사가 의정생활을 시작한 건 2006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처음 당선되면서다. 이후 내리 6선에 성공했다. 그의 지역구인 미네소타 제1선거구는 미네소타 남부의 광활한 농촌 지역을 대표한다.

하원의원으로 있을 때에는 외상성 뇌손상센터법안 통과를 주도하는 등 재향군인 복지 확대에 힘썼고, 성적 지향에 따른 고용차별 금지법에 찬성표를 던지는 등 성소수자 권리 옹호에도 힘을 보탰다. 월즈 주지사는 2018년 미네소타 주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 2022년 재선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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