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폭락한 테슬라 버텨라? "실적 놀랍다" 뜻밖의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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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IT 살까? 팔까? 실적에 숨은 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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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테마는 계속될 수 있을까. 미국 대통령은 누가 될까. 어느 때보다 커진 불확실성에 시장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그만큼 기업이 보여주는 확실한 ‘숫자(실적)’의 의미가 커졌다. 기회와 위험 사이에서 고민하는 서학개미라면 2분기(4~6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반드시 챙겨봐야 한다. 머니랩이 1분기에 이어 7~8월에 걸쳐 미국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분석한다. 고태훈 에셋플러스 자산운용 본부장, 김강일 KB자산운용 이사 등 국내 대표 자산운용사 글로벌펀드 운용 수장들이 함께한다. 서학개미들의 대표 종목의 실적을 뜯어보면서 하반기 전망도 자세히 알아본다.

8월 들어 미국을 필두로 한국과 일본 등 주요국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그동안 주식시장 랠리를 이끌던 대형 정보기술(IT) 종목들의 등락이 특히 심하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7)’이라 불리는 미국의 7개 대형 기술기업 가운데 엔비디아를 제외한 6개 기업의 실적 발표가 끝났지만, 투자자들의 마음은 심란하다. 주가가 무섭게 빠지는 날엔 도망가야 할 것 같고, 다시 오르는 걸 보면 AI 테마가 아직 끝난 게 아닌 것 같아 혼란스럽다.

경기침체 등 각종 변수로 불확실성이 클 때일수록 시장의 즉각적인 반응보다는 개별 기업의 방향성을 뜯어봐야 올바른 투자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위험과 기회 사이에서 고민하는 서학개미라면 무엇보다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반드시 뜯어봐야 한다. 머니랩에서 전문가들과 함께 발표된 M7 중 6개 기업의 실적의 핵심을 짚어보고 이를 토대로 요동치는 주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아봤다.

테슬라 ESS 고성장 주목…단기 매매땐 8말9초 기회 

빅테크 가운데 테슬라와 구글은 시장을 실망시키며 ‘AI 거품론’에 불을 지폈다. 테슬라의 2분기 매출은 좋았지만, 주당순이익(EPS) 0.52달러와 마진율 6.3%는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쳤다. 전기차 가격을 계속 내려온 탓이다. 여기에 8월 8일로 예정됐던 ‘로보택시(자율주행택시)’ 공개 일정이 10월 10일로 밀린 점이 시장의 실망을 더욱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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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디자이너

하지만 테슬라 실적에서도 눈여겨 볼 부분이 있었다. 바로 에너지저장(ESS)사업의 성장세다. 고태훈 본부장은 “테슬라의 여러 사업 가운데 에너지 발전 및 저장 부문 2분기 매출이 30억1400만 달러(약 4조1700억원)로 전년 대비 100% 성장했다. 마진율(GPM)은 24.6%로 더 놀랍다. 2년 전만 해도 적자였는데, 작년부터 흑자 전환하더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주목했다.

ESS 등을 포함한 에너지 부문 비중은 2022년만 해도 자동차 부문 매출총이익의 1%에 그쳤는데, 불과 2년 만에 20%까지 커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콘콜에서 “중국 메가팩 공장이 완공돼 생산이 시작되면 생산능력(CAPA)이 2~3배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앞으로 이 부문의 성장세가 중요해질 거란 평가다.

매니저들은 로보택시 계획에도 주목했다. 고 본부장은 머스크의 발언 중에서 “‘바퀴 달린 에어비앤비(Airbnb on wheels)’란 표현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안 쓰는 집을 공유하듯 사용하지 않을 때 차량을 손쉽게 공유할 수 있을 거란 의미로, 자율주행에 대한 계획과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실적 시즌의 모범생은 메타였다. 메타는 2분기 광고 매출이 22% 늘었는데, 구글(11%)보다 압도적으로 성장했다. 김강일 이사는 “메타의 광고 실적이 크게 좋아진 이유는 ‘메타 어드밴티지플러스’라는 AI의 접목 효과 덕”이라고 설명했다. 메타 어드밴티지플러스는 머신러닝을 통해 다양한 소셜 앱(애플리케이션)에서 실행되는 광고의 효율성을 개선하는 서비스다. ‘AI 수익화’에 대한 모범답안을 낸 셈이다.

나머지 기업은 높아진 시장의 눈높이에 미달한 모습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우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인 ‘애저(Azure)’의 매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29%였는데, 시장은 30% 이상 성장을 기대했다.

아마존은 빅테크 중 ‘경기침체 논란’에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2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회사가 내놓은 3분기 매출액(1540억~1585억 달러)과 영업이익(115억~150억 달러) 예상치는 실망스러웠다.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소비자들이 저렴한 제품을 선택하면서 평균판매가격(ASP)이 낮아진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어려워진 경기에 소비자들이 싼 물건을 찾아 마진이 줄었다는 얘기다. 결국 두 주식 모두 실적 발표 이후 내리막을 타고 있다.

실적 시즌 우등생은 메타…‘AI 수익화’ 모범답안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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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강일 이사는 “일련의 실적발표에서 여전히 강력한 AI 테마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 콘퍼런스콜에서 구글은 “AI 과소 투자가 과잉 투자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말했고, 아마존은 “지금도 AI 분야와 인프라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더 많은 용량을 확보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빅테크의 막대한 설비투자(CAPEX)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알파벳의 경우 2분기 설비투자가 132억 달러(약 18조원)로 1분기보다 더 증가했다. 아마존도 하반기에는 상반기 305억 달러(약 42조원)보다 더 많이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메타도 AI를 통해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2025년도에도 설비투자를 큰 폭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김강일 이사는 “발표된 빅테크 실적을 보면 엔비디아와 같은 AI 반도체 그래픽장치(GPU) 기업의 실적이 좋을 수밖에 없다”며 “이달 말에 예정된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실적 발표가 AI 테마에 다시 한번 좋은 모멘텀이 될 거라 본다”고 평가했다.

실적 보면 ‘AI 테마’ 유효…“빅테크 지금 팔땐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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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많이 떨어진 빅테크 주식을 지금 사도 될까. 고태훈 본부장은 “테슬라는 단기매매를 하는 투자자라면 8월 말까지는 괴로울 수 있다”며 “10월부터 주요 이벤트들이 연속으로 포진해 있는 만큼 8말 9초가 기회”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론 10월 초에 3분기 인도량 수치가 나오고, 한 주 뒤엔 로보택시 행사가 열린다. 또 계획대로라면 연말에는 무인주행이 시작되고, 내년에는 저가형 모델이 출시된다. 고 본부장은 “(큰 변동성 탓에) 하반기가 가장 인내하기 어려운 시기”라고 말했다.

김강일 이사는 “실적발표 전에는 (운용하는) 펀드에서 AI 빅테크 기업 비중을 줄였다. 하지만 실적 발표 이후 꽤 큰 조정이 있었던 만큼 지금이 팔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실적발표를 바탕으로 메타처럼 방향성이 확실한 기업 비중은 늘리고, MS나 아마존은 중립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M7 기업에서 테슬라를 제외하면 모두 12개월 선행주가수익비율(12 Fwd PER)이 30배 미만인 만큼 가격은 매력적인 구간이란 평가다.

김 이사는 “AI는 10~20년간 이어질 사이클이 굉장히 긴 테마라고 보고 아직도 강력하다”며 “실적은 분기별로 나눠서 나오는 만큼 3개월의 성과와 가이던스(기업 자체 전망치)를 보면 당연히 변동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긴 시야를 가지고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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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망하거나, 대박이거나…테슬라 보릿고개의 실체 [서학콘콜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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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을까 던질까, 대환장 카오스…‘AI 빅테크 실적’ 힌트 숨었다 [서학콘콜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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