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신동엽 유튜브서 '짠'하자 아찔 문구가…판 깔린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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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의 유튜브 '짠한형 신동엽' 음주 경고 문구. 사진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 캡처

"유튜브가 좋네. 술을 쭉쭉 마시고…"

방송인 신동엽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한 '술방(술 마시는 방송)'에서 한 말이다. 이는 술방에 적용되는 유튜브의 '관대한' 가이드라인과 맞물린다. 미성년자가 술을 마시는 장면은 규제하지만, 성인의 음주는 별다른 제한이 없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미디어 음주 관련 가이드라인을 강화하면서 유튜브 술방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 연령 제한 설정 등 유튜브의 자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유튜브에서 술방은 대세다. 신동엽의 '짠한형 신동엽' 채널은 3개월 만에 구독자 100만 명을 돌파했다. 채널 소개란에 '취중진담 쇼’라고 내세운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은 구독자 300만명을 훌쩍 넘겼다. 가수 조현아의 '목요일 밤', 기안84의 '술터뷰'도 술이 빠지지 않는 인기 토크 콘텐트다.

술방 본 청소년 10% "술 마시면 어떨까"

문제는 술방 콘텐트에서 음주를 미화한 장면도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음주 미화란 술을 마시면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말하거나 음주를 즐거운 경험으로 묘사하는 걸 의미한다. 술을 이성 관계의 '윤활유'로 표현하거나 사회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매개체로 내세운 것도 여기에 해당한다. 건강증진개발원이 이런 기준으로 술방 영상 조회 수 상위 100개를 모니터링한 결과, 음주 미화 장면은 2021년(27.8%)에 비해 2023년(78%)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청소년들은 자주 접하는 유튜브를 통해 음주에 대한 환상이나 왜곡된 인식을 갖기 쉬운 편이다. TV 매체에선 방송법과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받지만, 유튜브는 연령 제한 없이 누구나 술방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증진개발원의 '2022 청소년 음주 인식 조사'에 따르면 중·고교생의 약 10%는 드라마·예능의 음주 장면을 시청한 후 술을 마시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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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발표된 '미디어 음주장면 가이드라인'의 2023년 개정판. 사진 보건복지부·한국건강증진개발원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가이드라인 강화…경고 문구 등 변화도

하지만 직접적 규제는 여의치 않다. 유튜브가 해외 사업자인 만큼 강제 조치에 나서기 어려워서다. 이 때문에 건강증진개발원은 술방 유튜브 채널에 대해 음주 장면 가이드라인을 홍보하고 자율적 실천을 촉구할 수밖에 없다. 다만 가이드라인을 12개 항목까지 늘리는 식으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엔 ▶음주 행위를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미화하는 콘텐트는 연령 제한 등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의 접근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경고 문구 등으로 음주의 유해성을 알려야 한다 등 2개를 추가했다.

일부 유튜브 채널들도 강화된 가이드라인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음주 경고 문구를 넣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짠한형 신동엽'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출연자들이 첫 잔을 들자 하단에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란 자막이 붙었다. 기존 영상엔 없었던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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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TV의 음주 관련 자체 가이드라인. 사진 아프리카TV

아프리카TV·틱톡, 자체 가이드라인…"유튜브도 마련해야"  

다만 아동·청소년의 음주를 경고하는 문구가 달린 영상은 여전히 적은 편이다. 다른 영상 공유 플랫폼들은 연령 제한 설정 등 음주 장면에 자체적으로 선을 긋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음주 콘텐트를 게시할 땐 연령 제한 설정을 걸어야 한다. 틱톡은 '과도한 양의 주류를 소비하는 성인'이 담긴 영상에 연령 제한을 건다. 건강증진개발원 관계자는 "음주 규제 사각지대인 유튜브가 다른 플랫폼들처럼 자체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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