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차 멈추려다 액셀 잘못 밟았는데 '끼익'…캐스퍼EV 놀라운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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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지난 6일 서울 강남에서 '캐스퍼 일렉트릭 테크토크'를 열었다. 사진은 캐스퍼 일렉트릭 제작에 참여한 윤기태·이건희·전주현·정헌구 책임연구원, 조우람 책임매니저, 문강한·지정훈·하정우 연구원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현대차

#앞차와 거리가 가까워지자, 운전자는 차를 멈추기 위해 페달을 밟았다. 문제는 브레이크인 줄 알고 운전자가 밟았던 그 페달이 가속 페달이었던 것. 하지만 차량은 ‘끼익~’ 하며 멈춰섰다. 차량이 운전자의 실수를 인지해, 페달 오조작 안전보조(PMSA) 기능을 작동시켰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지난 6일 서울 강남에서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 일렉트릭’에 대한 기술설명회를 열고 가속 페달을 잘못 밟았을 때 차량이 자동 정지되는 PMSA 기술을 소개했다. 현대차·기아 생산 차량 중 PMSA가 적용된 건 캐스퍼 일렉트릭이 처음이다. 통상 전기차는 가속 페달을 밟으면 속도가 높아지고, 발을 떼면 속도가 줄어드는 ‘원 페달 드라이빙’ 기능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아 페달 오조작 가능성이 큰 편이다.

PMSA는 차량 앞뒤 1m 이내에 장애물이 있는데도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빠르고 깊게’ 밟을 경우 오조작으로 판단해 구동력·제동력을 제어해 충돌을 막는 기능이다. 주차 충돌 방지 보조(PCA)와 기능상으로는 유사해 보이지만, PMSA는 앞뒤에 장애물이 있는 상태에서 정차 혹은 정차후 출발하는 저속 주행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0.25초 이내에 100% 밟는 경우에만 작동한다. 최근 서울 시청역 역주행 교통사고의 원인이 ‘운전자 조작 미숙에 의한 최대 99% 풀 액셀’이었다는 점에서 비슷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정우 현대차 차량구동제어개발1팀 연구원은 “한국보다 일찍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일본은 이미 페달 오조작 급발진 억제 장치(PMPD) 인정제도를 적용하고 있는데,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하게 됐다”며 “기존 양산 차종에도 기능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활용하는 것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내연기관 캐스퍼는 경차였지만, 캐스퍼 일렉트릭은 휠베이스(축거)를 180㎜ 늘려 차체가 더 커지면서 소형 차량으로 분류된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300㎞ 이상 확보하기 위해 차체를 키우고 49kWh(킬로와트시)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는 315㎞다. 다만 경차 혜택이 사라진 데 대해 지정훈 현대차 MSV엔지니어링솔루션팀 연구원은 “전기차 보조금과 통행료·주차 할인 등 친환경차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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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일렉트릭 신차는 기존 내연기관 모델 대비 휠베이스(축거)를 180㎜ 늘려 경형에서 소형 SUV로 업그레이드됐다. 사진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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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지난 6일 서울 강남에서 '캐스퍼 일렉트릭 테크토크'를 열었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는 캐스퍼 일렉트릭이 그간 소형차의 한계로 지적된 비효율적 공간 활용과 소음·진동 문제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뒷좌석과 러기지 공간은 기존 모델보다 각각 80㎜·100㎜ 늘어났고, 적재 용량도 47L 커진 280L다. 전기차 PE(Power Electric) 시스템 고정 부품으로 고무가 아닌 하이드로부싱을 적용하거나 앞뒤 도어에 이중 실링 구조를 적용한 웨더스트립을 추가하고, 제진재를 개선하는 등 소음·진동을 잡는 데도 집중했다.

최근 배터리 폭발사고로 전기차에 대한 안전 우려가 커지는 데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 법인에서 공급하는 셀을 사용했고, 배터리팩은 카펙발레오에서 제조해 진동·충격·관수로 테스트 등 가혹 조건에서도 안전 성능을 확보할 수 있고록 강건화 설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 운전자나 승객이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 열전이를 지연하는 기술도 적용했다”고 밝혔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지난 6월 부산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인 뒤 ‘엔트리 전기차’ 기대주로 떠올랐다. 보조금 수령 시 2000만원 초·중반대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전기차 대중화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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