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6월 경상수지 6년9개월만 최대…반도체 수출↑, 수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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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6년 9개월 만에 최대로 확대됐다.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수출이 크게 늘어났는데 반대로 수입은 감소하면서 흑자 폭을 키웠다.

경상수지 흑자 역대 3번째로 커

7일 한국은행은 6월 경상수지가 122억6000만 달러(약 16조89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 단위로는 2017년 9월(123억4000만 달러) 이후 최대치이자 역대 세 번째로 큰 경상수지 흑자 규모다. 상품수지(수출-수입) 흑자가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주도했다. 경상수지 구성 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 흑자가 114억7000만 달러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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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6월 반도체 수출액은 136억2000만 달러로,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50.4% 늘었다. 같은 기간 정보통신기기와 석유제품의 수출 증가율은 각각 26%, 8.5%에 달했다. 반도체에 힘입어 6월 전체 수출액은 588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1년 전보다 8.7% 증가한 수준이다. 수출 증가세는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수출 증가, 수입은 감소 

지역별로 보면 동남아(27.9%), 미국(14.8%), 중국(1.8%) 등으로의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아와 미국으로의 수출이 늘어난 것도 반도체 효과다. 베트남에 한국의 반도체 생산기지가 위치해 수요가 늘었고, 미국은 인공지능(AI) 관련 전방산업의 수요 확대가 한국 수출 확대를 견인했다.

반면 6월 수입액은 473억5000만 달러로, 1년 전(502억2000만 달러)보다 5.7% 줄었다. 원자재(-6.6%), 자본재(-4.6%), 소비재(-15.6%) 수입이 일제히 감소했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데다 내수가 부진하면서 승용차 수입이 44.1% 감소한 영향이 수입액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가 일부 미뤄지고, 항공기 수입이 지연된 여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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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상반기(1~6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377억3000만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1억5000만 달러)보다 대폭 개선되면서 2021년 하반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지난 5월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279억 달러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하반기도 흑자 전망…불확실성 상존

한은은 하반기에도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흑자 폭은 상반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 미국 대선과 중동 분쟁 등 불안 요인이 크기 때문이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하반기 글로벌 제조업 호조에 따른 수출 호조는 지속하고 투자 소득도 양호한 수준으로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가능성이나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입이 하반기엔 증가할 것으로 보이고 3분기 여름방학과 추석이 있어서 여행수지 적자 폭이 확대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 등은 양호한 상황이다. 경기가 둔화할 수는 있어도 침체를 전망하긴 섣부른 상황”이라며 “미국 내 소비는 둔화하는 경향이 보이지만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이어지기까지는 시차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 부장도 “미국의 빅테크 투자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분위기다. 반도체 수출이 양호한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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